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당 부설 여의도연구소가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결과 나경원 후보와 박원순 후보가 오차 범위 내 박빙의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의도연구소의 지난 7일 조사결과에 따르면 나 후보의 지지도가 46.6%, 박 후보가 49.7%로 3.1%포인트 차이로 지지율이 근접했다는 것이다.(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1.29%)
나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이두아 대변인은 "여의도연구소가 아닌 다른 조사에서도 현재 5∼8%포인트까지 좁힌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많이 따라 붙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캠프의 우상호 대변인은 "나 후보가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며 "본격 선거전에 돌입한 뒤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개 9%포인트의 차이가 난다"고 일축했다.
이처럼 여야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한나라당은 박 후보의 병역 혜택 의혹을 집중적으로 거론하고 있어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당초 박 후보는 13살 때인 1969년 작은할아버지의 양손으로 입양된 뒤 부선망독자(父先亡獨子 아버지를 일찍 잃은 외아들) 규정에 따라 보충역으로 복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우리 민법이 제정된 이래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양손제도를 인정한 적이 없다"고 박 후보를 반박했다.
한나라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적이 그렇게 돼 있다면 "박 후보와 그 가족, 호적공무원이 조작했을 수 있다"며 박 후보의 해명을 요구했다.
한나라당은 이어 "박 후보가 이 문제에 대해 말을 바꾸는 등 대처하는 자세에 문제가 있다"며 "도덕적 자질을 검증해야 한다"고 벼르고 있다.
그러자 박 후보 측은 형을 대신해 징용을 간 작은할아버지 집안의 대를 잇기 위해 입적한 것이라며 "비극적인 가족사를 정치적으로 이용 말라"고 맞섰다.
박 후보 측은 "현재 한나라당이 병역·재산문제 등을 집중 거론하고 있지만 이 문제에 시민들이 반응하는 모양새가 아닌 것 같다"며 한나라당의 공세를 평가절하했다.
나 후보를 지원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박근혜 전 대표가 오는 13일부터 시작되는 공식선거운동에서 어느 정도 역할을 할 지도 변수이다.
한나라당은 박 전 대표의 가세로 당이 단합하는 모습을 보이면 그동안 잦은 계파 다툼에 실망했던 유권자들을 불러 모으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박 전 대표의 지원으로 나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기는 하겠지만 판을 뒤흔들 정도의 대폭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특히 나 후보를 전폭 지원했다 패했을 경우 져야 한 부담을 덜기 위해서라도 다른 지역 재보선을 고루 지원하는 등 박 전 대표가 적절하게 수위를 조절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와 관련해 박 후보 측은 "박 전 대표까지 나서 전면전으로 확산돼 총선과 대선의 전초전이라는 인식이 퍼지면 관망하던 민주당 지지자들도 대거 박 후보에게 합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