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좋은 경기를 준비하듯 좋은 모습을 서울 시민에게 보여주자" (박원순 후보)
10.26 서울시장 보권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야권의 박원순 단일후보가 4일 만나 덕담을 나눴다. 박 후보가 전날 경선에서 승리하면서 ''나경원 대 박원순'' 양자 대결 구도가 만들어진 뒤 첫 만남이다.
이날 오후 청계광장에서 열린 희망나눔걷기대회에 참가한 이들은 행사장에 동시에 입장해 자리에도 나란히 앉았다. 나 후보가 먼저 전날 경선 결과를 언급하며 축하를 건네자 박 후보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자"고 화답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본격적인 걷기 행사가 시작되자 나 후보는 몰려드는 취재진에 시민들이 다칠 것을 염려하며 연신 "조심하세요"라 말했지만 현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지원 요청을 위해 박근혜 전 대표를 만날 예정이냐는 질문이 취재진 사이에서 계속 나왔지만 "이야기를 다 했는데..."라며 즉답을 피했다. 앞서 나 후보는 당의 최종후보로 결정되면 박 전 대표를 찾아 지원을 요청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취재진이 덜 몰린 박 후보는 한 시민이 청계천 위에서 내려다보며 한 질문에도 일일이 답변하는 등 나 후보를 몇 미터 뒤에서 따라가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전임 시장 시절 만든 청계천에 대해 한 시민이 느낌을 묻자 "고가를 뜯어낸 것은 잘한 것 같은데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역사를 제대로 복원하면서 좀 더 생태적으로 만들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제가 귀가 크니 시민들의 말을 잘 듣고 신중하게 생각하겠다"며 서울시정의 포부를 밝혔다.
나 후보와 함께 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제가 아름다운 경선 됐으면 좋겠다 그랬더니 너무 좋다고 네거티브 이런 거 하지 말고 잘하자 이렇게 말씀하셨다"며 "그러면 결국 지지를 받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