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은 1만2천여명의 이란팬들의 함성과 싸워야 했다. 박기원 감독이 이끄는 한국남자배구대표팀이 29일 새벽(한국시간)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마무리된 2011 남자배구 아시아선수권 4강전 이란전에서 힘든 싸움을 벌여야 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전 이전까지 상대에 단 한세트도 내주지 않았다던 이란의 전력은 예상보다 약했다. 높이가 있기는 했지만 공격은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했고 선수들간의 호흡도 제대로 들어맞지 않았다. 그러나 이란이 등에 업은 것은 바로 엄청난 응원전을 펼치는 관중이었다.
1만2천석을 수용하는 아자디 스타디움은 이날 한치의 발 디딜틈도 없이 꽉 들어찼다. 입장료 없이 아시아 최고의 빅경기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이란팬들은 이날 경기장 좌석을 모두 채우고도 모자라 통로에 빼곡히 서서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경기장을 딱 반으로 갈라 남쪽에는 남자들이, 북쪽에는 여자들이 자리한 가운에 시작된 응원은 사람들의 귀를 멍하게 만들 정도였다.
남아공월드컵에서 인기를 끌었던 부부젤라와 매우 흡사한 뿔피리를 하나씩 든 이란 인들은 엄청난 함성 소리로 ''이란 이겨라''를 외쳐댔다. 6~7명의 사람은 노란 티셔츠를 입고 응원을 주도하면서 조직적인 응원을 펼쳤다.
한국 선수들이 서브를 넣을 때에는 여지없이 야유가 터져나왔다. 한국 선수들은 1세트와 2세트에서는 압도적인 응원에 전혀 주눅들지 않는 모습으로 경기르 리드해나갔지만 잠시 흐름을 잃자 분위기에 압도된 듯한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란 팬들은 경기 이후 한국 선수단이 탄 버스 쪽에도 몰려들어 이란의 국기를 펄럭거려 보였다. 한 청년은 박기원 감독의 귀에 대고 뿔피리를 부는 무례함을 보여 눈쌀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