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장 "진정한 권위는 존경과 믿음에서 나와"

신임 대법원장 취임식 열려

양승태(63) 신임 대법원장이 27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동 대법원 본관 1층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열고 6년간의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양 대법장이 취임식에서 "재판의 진정한 권위는 국민이 승복하는 데서 얻어지는 것이고, 국민의 승복은 무엇보다도 재판하는 법관에 대한 존경과 믿음에서 우러나온다"고 운을 뗐다.

양 대법원장은 이어 "국민은 영리하기만 한 사람보다는 덕망 높고 이해심 깊은 사람이 법관이 되기를 원하고 있다"며 "법관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고결한 인격과 높은 경륜을 갖춘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인식이 국민들 뇌리에 깊이 자리잡게 하는 것을 재임기간 최대의 목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국민으로부터의 신뢰와 존경이 담보되야 진정한 사법부의 가치가 존중된다는 것.


양 대법원장은 이어 "사법의 1차 기능은 평화로운 절차에 의해 당면한 분쟁을 해소하고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는 데 있다"며 "이러한 기능은 법원과 재판절차에 대한 국민 신뢰의 바탕 위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이라고 덧붙였다.

양 대법관은 또 "국민이 투명하게 드러나는 재판과정을 직접 눈으로 보고 공정성을 확인할 때에 비로소 전폭적인 신뢰 확보가 가능하리라 믿는다"며 "이를 위해 우리는 자신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며, 국민과 진정으로 교류하고 소통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소수자에 대한 배려도 언급됐다.

양 대법원장은 "다수결의 원칙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소수자나 사회적 약자의 권리가 다수의 그늘에 묻혀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 역시 사법부에 맡겨진 또하나의 중요한 사명"이라며 "사법부가 이러한 사명을 완수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결코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자신할 수 없다"며 "열린 마음으로 국민으로 하여금 법원 속을 들여다보게 하고 사법부 구성원들이 국민 속으로 들어가 마음을 열어 보임으로써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투명하고 열린 법원을 만들어 가자"고 역설했다.

이날 취임식에는 권재진 법무장관, 한상대 검찰총장, 하철용 헌법재판소 사무처장, 정선태 법제처장, 이태수 대법원공직자윤리위원장, 이기수 양형위원장, 신영무 대한변호사협회장, 이재후 한국법학원장, 신학용 대한법무사협회장 등 법조 유관기관 인사들을 포함해 700여명이 참석했다. 양 대법원장은 첫 공식업무로 오는 11월20일 6년 임기를 마치는 김지형(53), 박시환(58) 대법관의 후임 인선 작업과 다음달 5일로 예정된 국회 국정감사 준비에 돌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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