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최고위원이 한나라당의 전면쇄신을 요구하고 최근 공식 논평 내용을 비판하자 4선의 김영선 의원이 목소리를 높여 원 최고위원을 비난했고 홍준표 대표도 김 의원을 거들었기 때문이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이날 굳은 표정으로 "한나라당이 여의도(정치) 시각에 빠져서 민심을 못보는 게 아닌가, 자성의 쓴소리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말문을 열었다.
원 최고위원은 지난 7일 ''박근혜 대세론''에 균열을 낼 정도로 압도적인 지지율을 얻은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에게 서울시장직을 양보한 것을 두고 "성취를 이룬 지도자가 희생하는 걸 보면서 관중(국민)들은 박수칠 준비가 돼있는데 한나라당은 무대 옆에서 혼자 야유를 보내는 속좁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단일화를 ''강남 좌파의 단일화쇼''라고 비판하는 등 색깔론까지 동원한 한나라당의 공식 논평에 대해서는 특히 "한나라당이 그동안의 기득권을 어떻게 내놓고 고통에 동참할지 참회록을 내놔도 시원치 않은데 유효기간이 다 지난 해묵은 이념타령을 동원해 신경질 내는 걸 보며 위기를 느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원 최고위원은 "낡은 이념 정치로 몰고갈 게 아니라 국민고통에 우리가 동참하고 진정성과 현실가능성(있는 정책) 을 제시하는 노력으로 한나라당이 나서도 때가 늦은게 아닌가 자탄이 든다"며 "자기희생, 혁신을 통한 환골탈태·개혁에 목소리를 모으자"고 촉구했다.
앞서 유승민 최고위원도 "안철수 개인이 무서운 게 아니라 안철수를 지지하는 민심, 안철수로 상징되는 변화가 무섭다고 느끼고 그걸 직시해야 한다"며 같은 맥락의 발언을 했다.
문제는 뒤이어 김영선 의원이 목소리를 높이며 공개사과를 요구하면서 커졌다. 김 의원은 "개혁 취지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원 최고위원의 발언이 "한나라당이 노력한 모든 것을 기득권 지키기 위해 국민 고통을 외면한 것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원 최고위원이 성희롱 발언 논란을 빚은 강용석 의원 제명안을 국회가 부결시킨 부분을 지적한 데 대해서도 "(제명이 아닌 3개월 출석정지를 의결한) 많은 국회의원들의 생각과 고뇌를 잘못된 기득권이라고 하는 것은 독단적 의견"이라고 말했다.
흥분한 김 의원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이를 듣는 원 최고위원의 표정이 불편해지자 홍준표 대표는 "이 정도로 하자"며 사태를 수습하는듯 하면서도 "개혁하는 것은 좋은데 자해정치는 옳지 않다"며 김 의원의 편을 들었다.
어색한 분위기에서 공개 회의가 끝나고 김 의원이 원 최고위원에게 다가가 "그러면 안되지"하며 악수를 청했지만 원 최고위원은 이를 피했다. 단호한 표정으로 "정신 차리십시오"하고 말했을 뿐이다.
또 회의장을 나가며 전날 화제가 됐던 박근혜 전 대표의 발언을 이용해 "곳곳에 병에 걸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라고 혼잣말을 하기도 했다.
전날 원 최고위원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현해 안철수 교수가 차기 대선에 출마할 것으로 내다보고 한나라당은 박근혜 대세론에 안주하지 말고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