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와 신세경,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 조합은 의외로 잘 어울렸다. 이들의 호흡은 느릿한 색다른 사랑 이야기에 녹아 들었고, 영화를 이끌어가는 동력을 만들어 냈다. 각기 다른 이유로 조폭 세계와 얽히고 설킨 두헌과 세빈의 관계는 보는 이의 마음을 더욱 조인다. 중간중간 배치된 유머는 웃음을 주기에 충분하다.
송강호는 명성에 걸맞는 연기를 선보였다. 세빈을 향한 두헌의 감정 변화에 자연스럽게 빠져 든다. 조직 생활을 청산하고, 요리사를 꿈꾸는 두헌의 순수한 모습에서부터 위기의 순간에 드러나는 보스 기질과 카리스마까지 자유자재로 표현해냈다.
신세경은 간헐적으로 세빈이 아닌 청순한 신세경의 모습이 비춰지긴 했지만 송강호란 ''거물''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자신만의 매력을 충분히 과시했다. 총을 만지는 능숙한 손놀림, 바이크에 올라 선 모습,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는 거친 면모는 꽤 신선하다. 동시에 연약한 여성적 매력도 틈틈히 보인다.
''시월애'' 이후 오랜만에 메가폰을 잡았음에도 이현승 감독 특유의 감각적 영상과 세련미는 여전했다. 배우들의 감정을 이미지로 표현하기도 했다. 분명 영화의 큰 매력이다.
''푸른 소금''은 특별히 지루함 없이 흘러간다. 하지만 큰 진폭 없는 감정 변화는 밋밋하다. 또 조폭 보스 모임인 칠각회와 두헌, 조폭과 세빈, 청부살인업자 등 많은 관계들 속에 정리되지 않은 듯한 이야기는 답답하다. 스피디한 전개와 직설화법에 익숙한 요즘 관객들이 ''느슨한'' 푸른 소금의 맛을 음미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 이미지의 지나친 강조는 드라마의 흐름을 방해하기도 한다.
한 언론관계자는 "2시간의 러닝타임 동안 멜로, 코믹, 액션, 느와르 등 온갖 장르를 세련된 영상으로 꾹꾹 눌러 담았다"며 "특히 빛과 색의 조절을 통해 관객들이 두 주인공의 관계가 변화됨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한 솜씨는 놀랍다"고 전했다.
또 다른 언론관계자는 "느와르의 외피를 둘러싼 멜로 영화이면서 느린 템포의 사랑 이야기"라며 "하지만 사랑이라 정의내릴 수 없는 이들의 관계를 계속해서 지켜보기에는 답답하다. 직설화법에 익숙한 요즘 관객들에겐 은유 섞인 대사가 오글거릴 수도 있다"고 평했다. 15세 관람가, 8월 31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