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에 입문한 지 13년이나 됐지만, 신세경은 아직 안 보여 준 것이 더 많다. ''푸른소금''은 그런 면에서 신세경을 한 꺼풀 벗긴 작품이다. 오토바이와 사격신 등 이전까지 캐릭터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동적이다. 긴 흑발 웨이브 머리도 밝은색 거친 울프 커트로 바꿨다. 그렇지만 단지 변신 때문에 신세경이 ''푸른소금''을 택한 것은 아니다.
"시나리오가 좋았고, 캐릭터도 욕심이 났어요. 그렇지만 무엇보다 송강호 선배와 이현승 감독님과 같이할 수 있는 작품이니까요. 송강호 선배를 상대역으로 작품 하나를 같이 하는 건 인생에 몇 번 있을까 말까 한 기회니까요. 더 욕심이 나고, 하고 싶었어요."
"누만 끼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촬영에 임했던 신세경을 가장 괴롭혔던 것은 오토바이다. 총은 처음 배울 때부터 중심부에 잘 맞춰서 쐈지만, 자전거도 못 탔던 여자의 몸으로 "커다란 바이크를 모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작품을 결정하고 촬영에 들어가기 몇 달 전부터 오토바이를 배웠어요. 그래도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통제된 상태라도 뭐가 튀어나오진 않을까 무섭더라고요. 강아지나 비둘기가 나올 수도 있고, 지형의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까요. 또 기종에 따라 다르지만 제가 탔던 건 여자가 버틸 수 있는 무게가 아니더라고요. 그래도 제 안전에 대해서 철두철미하게 신경 써주셔서 심한 상처 없이 무사히 마쳤어요."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었다. 그렇지만 신세경은 "최선을 다 한 만큼 행복한 작품"이라며 ''푸른소금''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촬영 후반엔 주변 스태프에게도 행복바이러스가 전해질 만큼 "촬영이 즐거웠다"고 전했다.
"''푸른소금''은 연기 자체로 행복을 느낀 첫 작품이에요. 연기를 좋아하지만, 이전까지는 부족한 것이 많으니까 어려운 과제나 숙제 같은 느낌이었어요. 가야 할 길이 막막하니까요. 그런데 이번 작품은 촬영 초반에 힘들었던 만큼 보람을 느낀 부분도 크고요. 일단 촬영이 즐거웠다는 게 모든 것을 표현한다고 봐요."
''푸른소금''을 통해 "변신이 얼마나 뼈를 깎는 노력인지 알게 됐다"는 신세경은 "하고 싶다고, 막무가내로 열심히 해서 되는 것이 아니었다"며 "경험이 연기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깨달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멜로는 굉장히 찍고 싶다"며 22살 여대생다운 소망은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