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희망퇴직자 자녀에 대한 학자금 지원 등 협상카드를 제시했다.
하지만 ''정리해고 철회''쟁점은 사실상 거부한 것이어서 앞으로 한진중공업 노조를 포함한 노동계와 야당 등의 또다른 반발과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 주말 극비에 귀국한 조남호 회장은 이날 오전 부산시청 브리핑룸에서 ''한진중공업이 부산을 떠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노사협상 타결을 위한 퇴직자 지원 방안 등을 제시했다.
조 회장은 "한진중공업을 이끄는 경영 책임자로서, 책임을 회피할 생각이 전혀 없다"면서 "그동안 영도조선소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단 한 척의 배라도 더 수주하려고 동분서주했다"고 말해 그간 청문회를 앞둔 도피성 출국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이어 "한진중공업은 2008년 금융위기로 시작된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에 직격탄을 맞은 기업 중 하나이고, 인적 구조조정 없이 기업 생존 자체가 불가능했다"면서 "결국 회사의 생존에 필수적인 체질개선과 구조조정을 포기하고 경쟁력 없는 상태로 돌아가버리는 것은 생존을 포기하라는 얘기와 다를 바없다"며 정리해고 철회를 거부할 뜻을 분명이 밝혔다.
하지만 지지부진한 노사문제 조기 해결을 위한 지원대책을 내놓고,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내비쳤다.
조 회장은 "우선 회사의 회생과 남은 1천4백여명의 직원, 가족들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에 수주를 위해 세계 어디든 뛰어다닐 것이다. 3년 이내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어쩔 수 없이 회사를 떠나야 했던 가족을 다시 모셔올 것"이라며 경영 정상화가 될 경우 퇴직자를 재고용할 뜻을 밝혔다.
또, "퇴직자 400명 중 희망퇴직자와 희망퇴직으로 전환하는 근로자에 대해 자녀 2명까지 잔여 학업기간에 관계없이 대학졸업 때까지 학자금 전액을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
장기 노사분규로 부도위기에 처한 협력사에 관련해서는 "동반성장 정신에 부응해 매년 경영성과에 따른 실질적인 보상을 하겠다"면서 "지역민을 위한 발전기금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영도 조선소를 폐쇄할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은 "필리핀 수빅 진출은 한진중공업의 경쟁력을 위한 필연적인 선택이었다"며 "만일 수빅이 없었더라면 영도조선소 또한 존재를 장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회장은 국회 청문회 참석 여부에 대해 "국회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단호히 말해 증인으로 출석할 뜻을 밝혔다.
이날 조 회장의 기자회견이 열린 시청 브리핑룸 앞에서는 한진중공업 해고 노조원들과 가족, 관계자 등 20여명이 몰려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조남호 회장을 규탄하는 농성을 벌였다.
한편, 조 회장은 이날 대국민호소문 발표에 앞서 부산의 한 호텔에서 허남식 부산시장과 만나 회사 정상화와 퇴직자 재취업을 위한 부산시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했다.
조 회장과 조찬 회동을 가진 허 시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조선소인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를 어떤 경우에서도 발전시켜야 한다"면서 "조속히 경영 정상화가 될 수 있도록 조 회장이 각별히 노력해 달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