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영언론들이 대거 나서 미국의 방종과 무책임때문에 중국이 입은 손해를 어찌할거냐고 따지고 있다.
지난 5월말 기준으로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량은 1조1598억달러.
신용등급 강등으로 국채가격도 덩달아 20~30% 하락할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이것이 현실화되면 중국은 어림잡아 300조원이상이 날아갈 판이다.
그러쟎아도 미국에 대해 ''''돈은 제대로 벌지도 못하면서 전쟁비용까지 포함해 너무 많은 돈을 써댄다''''는 인식을 갖고 있던 중국으로선 독설을 퍼부어도 시원챦은 일이 터져 준 셈이다.
그렇지만 중국의 이런 독설과 불만에도 불구하고 미국발 경제위기 속에서 그나마 버팀목이 되줄만한 곳이 중국이란 데는 국제적으로도 이견이 없어 보인다.
각국 증시가 요동치는 가운데 상하이 증시는 비교적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이 과도한 부채와 재정적자로 곤경에 빠졌지만 중국은 정반대로 돈은 넘치고 경제는 과도하게 활성화돼있다.
중국은 경제의 열기를 식히고 싶어한다.
''''물가안정''''을 올해 최대 경제 목표로 잡은 것도 그런 이유이다.
뜨겁게 ''''파이 키우기''''에만 주력해온 경제를 식혀서 지역과 계층, 민족 간에 파이를 공정하게 나눠보겠다는 이른바 ''''12.5규획''''의 정신과도 맥락이 닿아있다. 중국 언론들은 미국 신용등급 강등 사태를 주로 국제뉴스에서 다루고 있다.
미국발 위기가 글로벌 경제위기로 확산되는 걸 우려하는 건 맞지만 그보다는 국내적으로 풀어야할 것들이 중국에겐 더 큰 정책적 목표가 되고 있다는 얘기이다.
중국은 경제대국으로서 세계경제 기여도를 늘리라는 서방의 요구에 종종 ''''13억의 인구를 굶기지 않고 먹여살리는 자체가 세계경제에 대한 기여''''라고 대응한다. 결국 중국에게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와 같이 중앙정부 4조위안과 지방정부 10조위안을 합쳐 줄잡아 14조위안을 사회간접자본에 쏟아붓는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다시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나마 위기가 확산될 즈음 3조2천억달러의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자국경제에 영향이 큰 주변국들에 통화스왑을 확대해주는 정도의 친절을 베푸는 정도가 아니겠느냐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중국 국가통계국 셰훙광(謝鴻光) 부국장은 8일 국가통계국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미국발 위기에도 불구하고 ''''중국경제는 평온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이번 사태의 불똥이 어디까지 튈지를 주시하면서 공식적으로는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이번 사태를 기화로 미국을 제치고 뭔가를 해보기에는 내부상황도, 의지도, 역량도 여의치 않지만 중국은 미국의 쇠락이 생각보다 빨리 올 수있음을 이번에 확인했을 것으로 보인다.
갓 주변화 과정을 거치고 있는 중국의 위안화가 갑작스레 국제화되기는 힘들지만 국제적 위상이 높아질 것도 분명하다.
최대채권국으로서 미국을 향한 목소리도 이전보다 커질 공산이 크다.
300조원이 날아갈 판이지만 미국의 위세에 눌려 지냈던 고통스런 도광양회(韜光養晦)의 시간이 단축될거란 생각을 하면서 중국은 지금 속으론 웃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