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경찰은 답하라" 아들 잃은 재미동포의 절규

재미동포 대학생인 고(故) 강훈(영어명 스캇 강) 군이 일본에서 의문사한 지 1년이 흘렀지만 유족 측의 진상 규명 노력은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수사를 맡고 있는 일본 경찰이 유족의 재수사 요청을 번번이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틀랜타에서 성장한 강군은 명문 뉴욕대(NYU) 1학년에 재학 중이던 지난해 8월고국으로 건너가 어린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하던 중 일본으로 잠시 여행을 떠났다가 도쿄 신주쿠의 한 건물 비상계단에서 피투성이가 된 채 발견됐다.

혼수상태에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두개골 함몰로 끝내 숨졌다. 사건 현장의 엘리베이터 CCTV에는 강군이 모자를 쓴 누군가로부터 폭행을 당한 듯 배를 움켜쥔 채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고 강군의 아버지 강성원(49)씨가 2일 밝혔다.

그러나 신주쿠 지역 경찰서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도쿄 경찰 당국은 "이것을 폭행 장면이라고 볼 수 없다"며 단순 사고사로 결론을 내리고 수사를 종결했다.


유족 측은 동성연애자인 일본인과 필리핀인 남성에게 혐의점을 두고 재수사를 촉구했으나 허사였다.

일본 경찰은 지난 2월 조지아 주정부 측에 강군 사망사건을 단순사고로 종결했다는 서한을 보내왔다. 아버지 강씨는 "아들의 죽음을 통해 일본에서 억울함 죽임을당해도 단순 사고사로 묻히는 한국인이 많은 걸 알게 됐다"며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일본 검찰은 지난 6월에도 한국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토막내 유기한 일본 남성에게 법원이 살인죄 대신 상해치사죄를 적용했는데도 항소를 포기해 외국인 차별 논란을 빚었다. "피해자의 머리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인이 확실하지 않다"는게 일본 검찰이 내세운 항소 포기 이유였다.

아버지 강씨는 "일본은 그렇다고 쳐도 아들이 미국 시민권자임에도 이번 수사 과정에서 일본을 대하는 미국 정부 측의 태도를 보면 미국내 소수 인종이 얼마나 힘없는 존재인지를 절실히 느낀다"면서도 진상규명 노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씨는 LG그룹 홍보실과 금강기획에서 AE로 근무하다 93년 미국으로 건너왔다. 애틀랜타 인근에서 미용품 공급업체를 운영하고 있으나 사건에 매달려 생업을 포기하다 시피 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는 "이번 사건이 고국에도 널리 알려져 국제변호사 선임 등 도움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강군의 의문사와 관련해 애틀랜타 교민사회는 강군이 다니던 염광장로교회 등 지역 교회를 중심으로 1만명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광복절인 15일에는 애틀랜타 주재 일본 영사관 앞에서 철저한 재수사를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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