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연수원 10기인 권재진 법무장관 후보자는 대구 출신으로 경북고와 서울법대를 졸업한 정통 TK이라는 점이 무엇보다 눈에 띈다.
서울고검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날 때까지 대검 공안부장과 부산지검 공안부장을 지내는 등 주로 공안과 형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는 점도 눈 여겨 볼 부분이다.
권 후보자의 이같은 배경을 보면 내년에 총선과 대선이 한꺼번에 치러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믿고 맡길 만한 장관으로서 적격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청와대는 이번 법무장관 인사를 앞두고 복수의 후보가 아닌 권 후보자만을 대상으로 인사 검증을 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가장 관심을 모으는 대목은 권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마치고 장관에 취임한 뒤 단행하게 될 검찰 인사이다. 인사청문회 직후 있을 검찰 주요 보직 인사와 검사장 승진 인사를 보면 청와대가 여당 일부와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권재진 카드를 강행한 배경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권 후보자의 내정은 이명박정부 출범과 함께 법무장관을 맡아 1년 7개월 동안 장수했던 김경한 전 장관의 경우와 여러 모로 비교된다.
권 후보자의 고교·대학 선배인 김 전 장관 역시 공안 출신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바탕으로 검찰을 장악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특히 김 전 장관은 취임 뒤 첫 인사에서 TK 출신 검사들을 요직에 대거 등용함으로써 지역 편중인사 구설에 오르기는 했지만 검찰 조직을 확실히 챙겼다는 말을 들었다.
반면 검찰 일부에서는 김 전 장관이 인사 등을 둘러싸고 임채진 전 검찰총장과 적지 않은 불화를 빚었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기도 했다.
결국 권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의 임기 말을 책임지는 TK 출신 실세장관이 될 지 여부는 그의 첫번째 인사를 보면 답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