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는 시내버스 노선이 38개(제주시 26, 서귀포시 12), 시외버스 노선(제주도 일원 주요도로와 읍면 순환노선)은 28개가 있다.
시내외와 마을 버스 업체는 13곳에, 버스 대수는 공영버스를 포함해 모두 427대이다.
그러나 제주시내 도심권 노선은 배차간격이 2-3분인데 반해 외곽 비수익노선은 30분에서 많게는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한다.
또 지역별로 버스 운행이 일찍 마감돼 중.고등 학교 야간수업이 끝나는 밤 11시 이후에 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많다.
대중교통의 불편함은 자동차 증가로 이어져 지난달 말 현재 제주도내 자동차 등록대수는 25만 7천 여 대로, 세대와 인구수 대비 자동차 보유순위는 전국 최고를 기록중이다.
제주도는 이에 따라 대중교통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기로 하고 버스운행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버스업체에는 불이익이 돌아가지 않고 도민에게는 편리함을 주겠다는 것이 개편방향의 목적이다.
13일 오후 제주도청 4층 회의실에서 열린 ''제주도 대중교통 체계 개선 토론회''에서 우근민 제주지사는 "버스업체에 손해보는 일이 없게 하는 대신, 도민들은 확실하게 편해야 한다"며 "반드시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제주도는 우선 연북로와 탑동 순환노선을 오는 8월에 신설한다.
또 내년 3월안에 제주시 이도2지구와 하귀지구 등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선 지역도 버스운행이 이뤄지도록 개편된다.
이와 함께 제주도는 야간수업 학생들의 버스 이용을 위해 학교주변 노선은 시간을 연장하고 핵심노선과 연결 외곽 노선과의 문제를 해결해 지역별 형평성을 고려한 노선체계를 만들기로 했다. 그러나 이날 열린 토론회에서는 버스업계의 손실을 보전하려면 지방재정이 투입될 수 밖에 없어 모두가 윈윈하는 해법마련이 가능하겠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교통연구원 강상욱 연구위원은 "누구에게도 피해가 안가는 대중 교통체계가 가능한지 의문이다"며 "제주도의 인구가 몇십년동안 정체돼 있고 제주시 중심으로만 몰려 있는 상황에서 기존방식으로는 풀 수가 없다"고 말했다.
대형택시를 중산간에 투입하거나 전세버스를 활용하는 등의 수요대응형 고탄력적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도민은 물론 관광객까지 고려한 대중교통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용훈 교통문화운동본부 대표는 "도민과 관광객이 버스로 기본 통행할 수 있는 서비스를 해야 한다"며 "오전 8시부터 저녁 7시까지는 제주도 모든 지역을 2시간 안에 갈 수 있는 시스템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또 외국의 사례를 들며 "스쿨버스 주식회사를 만들어 등하교 시간에는 통학버스로 활용하고 나머지 시간은 올레객을 위한 관광버스로 운행하자"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박 대표는 "제주시와 서귀포시내 노선에 단일 업체가 운행하는 현행 체제를 과감히 바꿔 서비스 개선을 위한 경쟁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도는 오는 10월까지 대안을 마련하고 토론회 등 의견수렴을 거친 뒤 확정된 개편안으로 올해 말까지 사전준비를 벌여 내년 3월에는 새로운 대중교통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지만 모두가 윈윈하는 해법 마련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