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안재욱(40)이 뮤지컬 ''''잭 더 리퍼''''로 또다시 무대에 오른다. 2009년 초연과 지난해 공연에 이어 이번에도 외과의사 다니엘 역을 맡아 열연한다.
다니엘은 시체 브로커인 창녀 글로리아와 사랑에 빠져 살인마 잭과 거래를 하게 되는 인물로, 살인사건 속 로맨스의 찡한 감성을 불러오는 역할이다.
안재욱은 순수했던 의사로서의 열정이 변해가는 과정을 표현해야 하는 내면연기를 펼친다. 배우 엄기준과 이지훈, 가수 슈퍼주니어의 멤버 성민과 함께 다니엘 역을 맡았는데, 같은 배역을 맡은 배우들의 나이 차이에 대한 우려와 선입견에 대해 그는 캐릭터만의 매력이 있어 외적인 모습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내 공연을 본 관객들은 성민이 출연하는 공연을 보고싶어할 테지만 성민의 공연을 본 사람들은 내 공연을 보러 오지는 않을 거예요. 외적인 모습보다 정서가 중요하죠. 관객들은 무대 위 캐릭터로 인식하지, 성민과 같은 배역을 맡았다고 어색해하거나 이상하게 보지 않을 거예요. 물론 캐릭터에 대한 배우들만의 해석 차이는 있겠죠.''''
그는 각기 다른 나이대의 다니엘을 아울러야 하는 상대역 글로리아에 대한 고마움을 덧붙이며 웃음을 보였다.
신성우(잭 역), 유준상(앤더슨 역) 등 초연 때부터 함께 해온 배우들과의 호흡이 잘 맞는다는 그는 새롭게 합류하는 배우들에게 선배로서 이끌어줄 수 있는 힘이 생겨 기쁘단다.
''''후배들에게 일일이 가르치려고 하지는 않아요. 기본적인 틀을 잡아주고 맥만 짚어줄 뿐 세부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아요. 그러한 가르침을 준 선배들이 저한테 도움이 더 많이 됐거든요. 제가 잔소리 듣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1888년 런던에서 일어난 실재 미제 살인사건을 토대로 했지만 멜로로 풀어가는 작품의 매력과 더불어 감정의 변화를 일으키는 배역에 애착이 커 흔쾌히 세번째 출연을 결정지었다는 그는 사실주의적인 작품과 캐릭터를 선호한다.
''''꼭 하고 싶은 배역이나 작품은 없어요. 그때그때 달라요. 춤을 세계에서 제일 못춰 춤이 없는 뮤지컬을 선택하고, 한 캐릭터 속에 여러 가지 감정이 있는 배역을 즐기는 편이에요. 무대는 처음 연기를 시작한 곳이라 맘이 편해요. TV 연기와는 다른 깊은 캐릭터 도전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 있고요. 그러면서 새로운 관객과 팬을 끌어들이자 오기도 생겨요.''''
뮤지컬 공연장에 해외 팬들이 찾아올 정도로 중국 등에서 꾸준히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그는 원조 한류스타이기도 하다.
''''주윤발과 장국영, 유덕화 등 예전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모았던 홍콩배우들이 아직도 국내에서 잊혀지지 않듯이 저도 인기보다는 잊혀지지 않을 한류스타라고 생각해요. 처음 해외 진출했을 때 나는 한국의 대표 가수가 아니다, 더 훌륭한 한국의 가수들을 만날 기회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왔는데 내가 거짓말쟁이가 안되게 해준 한류의 힘에 감사해요. 한류가 체계적으로 돼가는 것 같아 제 능력 이상의 책임감도 생겨요. 해외 활동을 상업적 포커스에 맞추지 말았으면 합니다. 나라의 자랑스러운 긍정적인 일인데….''''
자신의 진심이 무대에서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는 그는 5일부터 8월14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펼쳐지는 뮤지컬 ''''잭 더 리퍼'''' 공연 중 28회 무대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