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부 관계자는 "지난 30일 기재부에 내년도 예산 요구안을 제출했고 거기에는 등록금 부담 완화 관련 예산은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지난달 23일 내년도에 1조 5천억의 예산을 투입하는 등 오는 2014년까지 대학등록금을 30% 인하하겠다는 등록금 부담 완화 대책을 내놓았다.
당시 한나라당은 이같은 대책을 교과부와 큰 틀에서 합의했다며 내년도 예산부터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수차례 강조해왔다.
또, 황우여 원내대표가 대내외적으로 6월 말까지 등록금 문제를 매듭짓겠다고 공언한 이유도 기재부에 제출하는 교과부 예산에 등록금 예산을 반영시키기 위해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과부는 지난 30일 내년도 예산을 기재부에 보고하면서 등록금 인하와 관련한 예산을 반영하지 않았다.
특히, 등록금 인하 예산이 빠졌다는 사실을 황 원내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의장 등 한나라당 지도부에 전혀 알리지 않은 사실이 CBS 취재결과 드러났다.
이에 황 원내대표는 "아직 보고를 받지 못했다. 등록금 대책을 6월 중에 발표한 이유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하기 위해서였는데 이해할 수 없다"며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아직 정확한 내용을 보고 받지 못했다"며 말을 아꼈다.
한나라당 등록금 TF팀장인 임해규 의원 역시 "연락 받은바 없다"며 "교과부는 우리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데 왜 예산이 반영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교과부가 기재부와 보조를 맞출 수도 한나라당과 보조를 맞출 수도 있지만 등록금 문제는 한나라당과 보조를 맞춰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기재부의 보수적인 예산편성 성향을 고려했을 때 각 부처는 사업 예산이 삭감될 것을 우려해 2,3순위 사업 예산도 빠짐없이 내년도 예산 요구안에 넣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교과부가 이번에 국민적 요구가 큰 등록금 예산을 아예 반영하지 않은 채 기재부에 내년도 예산 요구안을 제출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라는게 한나라당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30일 제출한 것은 1차 예산 요구안"이라며 "최종 예산 요구안은 9월 2일까지 제출하면 되기 때문에 그동안에 협의를 할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