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새벽 0시 41분 경전철 부산 괘법 르네시떼역에서 화재가 났다.
불은 김해방향 승강장 아래 선로변에 깔린 2만 2,900볼트 고전압 케이블에서 발생해 케이블 2미터 정도가 불에 탔다. 화재 당시는 다행히 경전철 시험운행이 종료된 상태였고, 소방서 추산 100만원의 피해가 나는데 그쳤다.
불에 탄 케이블은 전동차에 동력을 전달하는 지름 4㎝의 전선으로, 시범운행 시간 중 불이 났을 경우 전력이 끊겨 차량이 멈춰 설 수도 있다.
경전철 시행사인 부산-김해경전철 주식회사 측은 인제대와 사상역 구간에 정전 현상이 발생한 것을 관제실에서 확인한 뒤, 현장에 출동한 직원이 곧바로 소화기로 진화했다고 밝혔다.
시행사 관계자는 "일부 케이블 피복이 벗겨진 상태에서 고전압이 흐르면서 불이 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다행히 큰 화재는 아니라서 조기에 조치를 취해 경전철 시운전은 이날 새벽 5시부터 재개했다"고 말했다.
시행사측은 화재로 손상된 케이블은 원상복구하고, 본선 전 구간에 대해 열감지 화상 카메라로 정밀 확인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시행사측은 그러나, 다음달 개통을 위해 준공을 앞두고 있는 상태에서 이같은 사고가 발생하면서 적잖이 당황해 하고 있다.
시행사측 관계자는 "경전철조합에 지난달 18일 준공검사서를 제출해 놓고 있는 상태에서 이번 사고가 준공검사에도 영향을 미칠까 내부적으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시행사 측의 이같은 불안감은 안전성 문제가 계속 지적되고 나면서 목표로 했던 7월 개통 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전철 개통이 자꾸 지연되면, 경전철 개통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하게 되는 데다, 한달에 70억원에 달하는 경전철 운영비까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시행사 측의 손실은 엄청나게 늘 수 밖에 없다.
시행사 측은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5월 말부터는 운행중단 장애를 포함해 대부분의 시스템 오류들을 개선하면서 고장이나 오작동이 전혀 발생하지 않고 있어, 7월 개통에 문제가 없다"고 호언장담하고 나섰지만, 여전히 안전성에 대한 신뢰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김해시와 부산시도 시행사 측에 안전성에 대한 신뢰성 확보를 계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상태다.
김맹곤 김해시장은 지난 7일 간부회의에서 "부산-김해 경전철의 7월 개통에 연연해 하지 말고, 안전성을 최대한 확보한 뒤 개통하라"며 7월 개통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부산시도 최근 안전성 확보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 3월 말 무인경전철 지하철 4호선을 개통한 이후 한 달여 만에 12건의 운행장애가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비난이 잇따르고 있어, 무엇보다 경전철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처지다.
경전철 조합측도 "준공보고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매우 꼼꼼하게 안전성 여부를 점검하고 있어 현재로선 개통일을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개통을 코 앞에 두고 있는 부산-김해 경전철이 잇따른 사고가 나면서 시민들은 좀처럼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