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성장 거꾸로 가는 ''롯데'', CS유통 인수가능할까?

공정위, 대형마트와 SSM 인수합병 첫 사례될 것

유통업계 1위인 롯데가 최근 기업형 슈퍼마켓(SSM) 운영업체인 CS유통을 인수하는 등 ''골목 상권'' 장악에도 나서 정부의 동반성장 기조와 거꾸로 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롯데는 지난 3일 CS유통㈜ 인수에 대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이번 CS유통의 인수로 롯데슈퍼는 총 점포수가 503개에 이르돼 2위업체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248개)와도 2배 이상의 점포 수 차이가 나게 되면서 독보적인 1위를 굳히게 됐다.

중소상인들의 반발로, 지난해 이른바 상생법이 통과된 이후 SSM의 몸집 불리기가 어려워지자 영세상인들의 터전인 골목상권에까지 진출한 것이다.

6월 1일 기준으로 계열사수 1위인 SK(90), 2위 삼성(82)에 이어 3위인 롯데(81)가 또다시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롯데는 60개던 계열사 숫자가 1년 새 81개로 부쩍 늘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 김남근 변호사는 "재벌 기업들의 3세 경영이 시작되며 전통적 중소상인들이 이미 개척해 놓은 안정적인 시장을 뺏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제도적 상생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롯데, 좋은 상생 모델이 될 것

그러나 롯데는 이번 CS 유통 인수가 좋은 상생 모델이 될 것이라고 홍보하고 나섰다.

롯데는 7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CS유통을 별도 법인으로 존속시켜 운영체제 변화없이 기존 방식대로 굿모닝마트는 직영점으로, 하모니마트는 볼런터리(임의 가맹점 형태) 체인점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소비자 역시 안심할 수 있는 좋은 제품을 값싸게 공급받을 수 있어 좋은 상생 모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 관계자는 "빅마트나 나이스마트 인수 건은 롯데슈퍼에서 진행했지만 이번 인수, 합병 관련 사안은 그룹 국제실에서 담당하기 때문에 자세한 사안은 알 수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CS유통이 자체의 경쟁력이나 자금력으로는 더 이상 성장 한계를 느껴 대기업의 자금력과 CS유통의 유통 노하우를 접목시키면 경쟁력이 좀더 있지 않을까 해서 인수, 합병이 추진된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는 7일 공정위에 기업결합심사를 신고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신고하지는 않은 상태다.

롯데가 기업결합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신고하면 공정위는 최장 120일 안에 심사를 마쳐야 한다. 서류 보정 기간까지 합치면 기간은 더욱 늘어나게 되며, 공정위의 최종 승인이 나야 롯데는 CS유통을 인수할 수 있게 된다.

''시장 획정'' 이 중요 관건될 것

그렇다면 롯데의 CS유통 인수는 가능할까?


공정위 심사 결과, 경쟁을 제한하게 될 경우 승인되지 않을 수도 있다.

앞서 호텔 롯데는 지난 2009년 부산 파라다이스 면세점 인수사업을 신고했지만 공정위 심사에서 금지돼 불발에 그쳤다.

공정위는 "2008년 부산·경남지역에서 호텔롯데가 운영하는 롯데면세점과 파라다이스 면세점의 매출액 점유율이 각각 64.8%, 32.6%로 기업결합시 완전 독점이 초래된다"며 "이는 경쟁제한성 추정 요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관건은 시장획정, 시장에서 서로 경쟁관계에 있는 사업자들의 범위를 어디까지 획정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대형할인점이나 SSM, 동네슈퍼 등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같은 시장일 수 있기 때문에 각각의 시장을 따로, 또는 같이 볼 것인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공정위, "이마트-킴스클럽마트 건과 같이 결정할 예정"

공정위 관계자는 "시장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지가 경쟁제한성을 판단하는데 중요한 조건 가운데 하나"라며 "SSM으로는 첫 인수합병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각 점포가 실제로 영업을 할 수 있는 ''지리적 요건''도 관건이 될 전망이다.

각 점포별로 경쟁이 가능한 거리를 몇 km로 보는지에 따라 경쟁제한성에 대한 판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이황 교수는 "결합하는 두 회사의 상권이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까지 영향을 미치는지, 즉 1km, 5km, 10km 등 어느 정도까지가 지역적인 상권인지, 또 그 상권 안에는 어떠한 경쟁 회사, 경쟁 점포가 있는지 등이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현재 검토 중인 이마트-킴스클럽마트 건과 롯데의 CS유통 인수 건을 같이 결정할 방침이어서 앞으로 유통 시장에 미칠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가 중점 추진 중인 동반성장 기조에 대기업의 유통업체 인수는 거꾸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어서 공정위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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