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發 ''반값 등록금'', 곳곳에 암초

6월 국회서의 5천억원 추경 예산 편성, 정부 입장 냉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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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을 등에 업고 ''전광석화''처럼 진행되고 있는 민주당의 ''반값등록금'' 정책이 시작부터 곳곳에서 암초를 만나고 있다.

민주당은 9일 수혜 대상을 늘리고 실행 시기를 앞당긴 이른바 ''강화된 반값등록금'' 정책을 위해 5천억원 추경 예산을 통한 저소득층 장학금 지원, 내년부터 국공립대 반값 등록금 실시, 사립대의 반값 등록금 유도 등 ''3단계 구상''을 밝혔다.

또한 이날 민주당 반값등록금 특위와 대학총장들과의 조찬 간담회와 반값등록금 해법 마련 토론회를 잇따라 여는 등 반값등록금 드라이브에 속도를 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먼저 민주당이 주장하는 6월 국회에서의 5천억원 추경 예산 편성에 대해 정부의 입장은 냉담하다. 박재완 기재부 장관은 8일 대정부질문에서 "국가재정법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데다 최근 물가여건이 안 좋은데 추경을 편성하면 서민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실시하자는 국공립대 반값등록금에도 부정적 기류가 감지됐다. 이날 조찬간담회에 참석한 A대학 총장은 "반값 등록금 인하는 대학생, 학부모 모두 찬성할 일이지만 어느 날 갑자기 낮춘다니 황당하다"며 "2-3년 시간을 가지고 검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B대학 총장도 "국공립대부터 등록금을 절반으로 내리게 되면 문제가 된다"며 "현재도 국공립대는 사립대의 절반인데 또 절반으로 내리면 사립대의 1/4수준이 돼 형평의 문제가 생긴다"고 우려했다.

사립대의 경우 재단적립금을 등록금 인하에 활용해야 한다는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서도 대학총장들은 "언론과 정치권이 적립금을 오해하고 있다"며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정부의 재정지원을 요구했다.

C대학의 총장은 "알뜰살뜰 모아서 적립했는데 마치 언론에서는 등록금을 적립금으로 전출시켰다고 한다"며 "그런 곳은 극히 일부 대학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D대학의 총장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대학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적립금이 필요하다"고 볼멘소리를 냈고 E대학의 총장은 "기업들이 대학에 기부할 수 있도록 세제혜택을 준다면 사립대로 10%, 10%씩 등록금을 계속 낮춰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반값등록금 정책에 대해 일각에서 선거를 앞둔 인기영합주의라고 비판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정면돌파''의 뜻을 분명히 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반값등록금 해법 마련 토론회 축사를 통해 "일부에서는 반값 등록금에 접근하는 자세를 포퓰리즘의 문제라고 비판도 하지만 국민들의 생활 문제중 가장 절실한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빠르게 대응하는 것은 우리의 사명이고 정치가 해야 할 일"이라며 "특히 야당이 이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책무 중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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