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중국의 관영 언론들이 26일 밤 북중 정상회담 내용을 동시에 공개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견지해 갈 것이며, 6자회담의 조기 재개를 주장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북핵 해법의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지는 않아서 6자회담이나 비핵화에 대한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데 그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8월 방중 때도 "조속한 시일 내에 6자회담을 재개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과 후주석은 이번 회담에서도 양국우의를 강조했지만 후 주석은 원론적 수준이었고 김 위원장은 대를 이은 승계를 특별히 강조했다.
후 주석은 "북중 우의를 굳게 지키고 발전시켜나가는 것을 변치않는 방침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고, 김 위원장은 "북한과 중국은 우의 관계를 한 세대 한 세대 전해 가야 하고 이것이 역사적인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조선중앙 통신은 후주석도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전통적인 중조친선의 바통을 굳건히 이어가는 데서 역사적 책임을 다해갈 것"고 말했다고 보도했지만 신화통신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북한 개혁개방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의 별도 언급은 없었다. 다만 "중국을 방문하면서 각지의 발전과 놀라운 변화에 경탄을 금할 수 없었다"고 말한 정도이다.
북중 경협에 대해서는 관심을 끌었던 북한 라선 특구에 대한 투자 확대나 압록강 하구 황금평 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도 빠졌다. 특히 이번 주말과 다음 주초 북중 고위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질 것으로 알려졌던 황금평과 라선특구 개발 착공식이 돌연 취소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결국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의 최대 목적은 중국으로부터의 식량 등 경제지원에 방점이 찍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자바오총리가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경제무역 등의 영역에서 실질 협력을 추진해 경제건설과 민생개선을 추진하자고 말한 부분이 경협 필요성과 함께 경제적 지원 의사를 밝힌 대목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후 주석에게 다시 한 번 북한을 방문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후 주석은 이를 흔쾌히 수락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북한과 중국은 그동안 김 위원장이 북한으로 귀국한 뒤 조선중앙통신과 중국 신화통신, CCTV 를 통해 동시에 방문사실과 회담 내용을 공개해왔지만 이번에는 김 위원장이 귀국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례적으로 동시 공개했다.
신화통신은 김위원장이 방중기간동안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및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회담을 가졌으며, 자칭린(賈慶林), 리창춘(李長春), 시진핑(習近平), 리커창(李克强), 허궈창((賀國强), 저우융캉(周永康) 등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들과 시설 참관 등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에서도 최고 지도부인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9명중 아프리카 4개국을 순방 중인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제외한 8명과 회담이나 접견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신화통신은 김위원장의 이번 방중에는 조선노동당 비서인 김기남·최태복, 강석주 내각부총리,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김영일·박도춘·태종수·문경덕 비서 등이 수행했다고 전했다.
중국언론이 밝힌 수행자 명단에는 없었지만 김 위원장의 4번째 부인으로 알려진 김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몇차례 카메라에 포착된 바 있어 이번 방중에 동행한 것으로 보인다. 후계자인 김정은 중앙군사위 부주석은 수행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