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보 조성 공사의 공정률은 이날 현재 95%. 사실상 공사는 끝나 수문까지 개통됐지만 주변 수변지역은 아직도 갈 길이 멀어보였다.
수문 쪽 새로 조성된 제방은 열흘전 내린 비로 절반 정도가 폭삭 주저앉았다. 곧 관광객을 맞이해야할 한강둔치를 닮은 드넓은 수변공원도 모래바람만 날리는 황량한 모습이었다.
시공을 맡은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10일 전 봄비 치고는 상당히 많은 양이 내려서 제대로 방어하지 못했다''''며 ''''조만간 복구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만 밝혔다.
상주보에서 1km 아래에 병성천과 합류하는 지역에는 새로 조성해 놓았던 2m 높이의 제방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예천군 풍양면 영풍교 인근 등 지류와 낙동강 본류가 만나는 지점의 침식 작용을 보호하기 위해 깔아놓았던 여러 지점의 돌무더기나 콘크리트도 물살을 견디지 못하고 떠내려가고 없었다.
많은 예산을 쏟아 부은 공사였건만 무위에 돌아간 것이다. 언제 또 다시 같은 공사를 해야 할 형편이다.
그런가하면 기존에 있던 하천변 도로나 제방이 무너져 복구하는 공사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예기치 못하게 돈을 들여야 하는 4대강 공사, 결국 예산만 낭비하는 공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함께 현장을 둘러본 녹색연합 김성만 활동가는 ''''인간이 아무리 인위적으로 자연을 바꾸려 해도 자연은 원래 모습으로 되돌아 가려는 습성이 있다. 4대강 현장을 둘러보다 보면 말짱 도루묵으로 끝날 작업을 하는 현장이 깔려 있다. 전부 예산을 강물에 흘려보내고 있는 것이다.''''고 단언했다.
곳곳에서 발목이 잡히다 보니 시간이 촉박해진 현장에서는 기본도 지켜지지 않은 위험천만한 일들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공사 현장의 흙탕물이 다른 강물과 섞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설치했어야 할 차단시설(오탁방지시설, 가물막이)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법적으로 규정된 수칙임에도 너무도 대범하게 그 흉내조차 내지 않고 작업을 하고 있었다.
바로 그 곳은 구미 국가 산업단지의 공업용수 취수장인데도 말이다.
마산창원진해 환경운동연합 배종혁 의장은 ''''침사지를 만들어서 작업장에서 발생하는 흙탕물을 몇 번씩 걸러 침전시킨 뒤 흘려보내도 시원찮은 마당에 이렇게 막무가내로 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건 상식적으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혀를 찼다.
정부는 4대강 공사를 예정대로 끝내기 위해 알면서도 무리수를 두고 있는 거 같다.
그러나 이런 공사는 대개 부실과 부작용을 잉태하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