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 해양플랜트 인도 차질…신인도 큰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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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그룹이 고부가가치선 시장 진출을 위해 3~4년 전부터 야심차게 추진했던 드릴십 등 해양플랜트 건조 작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인도가 수개월째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외 신인도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STX다롄(당시 STX중공업)은 지난 2007년 10월 프랑스의 테크닙에서 ''해저 파이프 부설선''(Pipe Laying Vessel)을 2억 2천만 달러에 수주했다. 당초 계약대로라면 지난해 말에 인도했어야 하지만 인도가 6개월 가량 지연되고 있다.

해저 파이프 부설선은 해상유전에서 생산한 원유와 가스를 운송할 수 있도록 해저에 파이프 라인을 설치하는 설비로, 길이 187m, 폭 31m에 이르며, 해저 2,500m까지 파이프 부설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또한 지난 2008년 9월 미국 시추 전문회사인 노블드릴링홀딩스(Noble Drilling Holdings)에서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인 드릴십(석유시추선)을 3억 달러에 수주했으나, 역시 인도가 2~3개월 가량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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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릴십은 길이 189m, 폭 32.2m에 약 11노트의 속력으로 이동할 수 있으며, 180명이 승선해 수심 3,050m까지 시추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들 해양플랜트는 당초 STX중공업이 수주했다가 2009년 3월 STX중공업 내 해양플랜트사업본부가 STX조선해양으로 옮겨오면서 수주권도 이관됐다.


STX다롄은 자체적으로 수주하거나 STX조선해양에서 수주한 선박 및 해양플랜트를 건조하고 있다. STX 다롄 생산기지는 STX조선해양 진해·부산 조선소, STX유럽 조선소와 함께 글로벌 3대 생산 네트워크의 핵심 축이다.

STX다롄이 이들 고부가가치선을 제때 인도하지 못한 것은 건조 경험이 전무한데다 기술력이 낮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STX그룹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후발주자이다 보니까 인도일을 맞추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인도를 연기하게 되면 벌금 물어야 하는데 발주사인 선주사와의 합의로 벌금은 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 해양플랜트의 경우 현재 시운전 중이며, 올 상반기 중 인도가 이뤄질 것"이라고 해명했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인도일을 맞추지 못했는데도 벌금을 물지 않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조선업체 관계자는 "오일메이저는 하루 드릴링을 하고 안하고에 따라서 (이익에) 큰 차이가 난다"며 "납기를 못 맞추면 타격이 클 텐데, 페널티(불이익)를 안 받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이어 "전 세계 오일메이저나 선주들은 중국에 대해서는 품질이나 납기를 신뢰할 수 없다"며 "발주를 기피하고 있다"고도 했다.

더욱이, STX가 수주한 드릴십은 ''드릴링''과 이를 운용하는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탑사이드(topside)를 제외한, 기술력이 낮아도 건조가 가능한 선체(hull) 부분에 국한됐다.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이미 오래 전부터 탑사이드까지 건조하고 있지만 STX는 ''탑사이드''는 아예 엄두도 못내고 있다.

STX그룹은 기존 벌크선 등 저부가가치 선박 건조 사업으로는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판단에 따라, 신성장동력으로 해양플랜트 사업을 적극 추진해왔다.

STX는 그러나 그룹차원에서 야심차게 추진했던 STX다롄의 첫 해양플랜트 인도가 수개월씩 늦어져 신인도가 하락하면서,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 진출''은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특히, 다롄 생산기지 등 해외 거점을 중심으로 벌크선에서부터 고부가가치 대형선박, 해양플랜트, 크루즈선 등을 생산해 ''글로벌 톱 조선그룹''으로 도약한다는 STX그룹의 전략도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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