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건강보험료 폭탄'' 터졌다

매달 10만원 냈는데 이달엔 40만원 빠져나가…복지부는 ''모르는 일''

직장인 38살 A차장은 월급날인 25일 받아 본 월급명세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평소 매달 10여만원씩 내던 건강보험료가 이달에는 40만원 넘게 빠져 나간 것. A씨는 경리부서에 전화를 해 문의한 뒤에야 내용을 알 수 있었지만 한꺼번에 평소보다 30만원 넘게 부과된 건강보험료를 쉽게 납득할 수는 없었다.


지난 2009년 금융위기로 경제상황이 나빠지면서 상당수 회사들이 임금을 동결했고, 일부 회사는 직원들에게 임금을 반납받기도 했다. 이후 2010년 경영성과가 좋아지자 상여금이나 성과급으로 보상했고 이것이 2011년 건강보험료 폭탄으로 작용하게 된 것이다.

직장가입자들의 건강보험료는 전년 급여를 기준으로 부과된다. 전년도 급여를 기준으로 직장가입자 건강보험료 보험료율 5.64%를 적용해 당해년도에 매월 일정액을 징수한다.

당해년도 임금이 전년보다 많아지거나 줄어들 경우 이 부분은 다음해 4월말 정산해 5월 10일 일괄 징수하게 된다. 이때문에 A씨의 이달 건강보험료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즉 A씨는 2009년 임금이 줄었기 때문에 2010년 건강보험료는 2009년에 비해 조금 적게 냈다.

하지만 2010년에는 상여금이나 성과급을 추가로 받으면서 상대적으로 임금이 2009년에 비해 크게 인상됐고, 이 인상된 부분에 대한 건강보험료 정산이 올 4월에 이뤄지고 이를 한꺼번에 납부하다보니 건보료 폭탄으로 여겨지게 된 것이다.

올해 직장가입자 건강보험료 정산대상은 1072만명에 금액은 1조4천5백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상여금과 성과급 등 소득이 증가한 회사가 많아 추가로 건보료를 납부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정산금액이 많을 경우 최대 10회까지 분할 납부가 가능하기 때문에 분할 납부제도를 이용하면 한꺼번에 많은 보험료를 납부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복지부는 직장인들을 혼란스럽게 많든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 회사들의 월급날인 25일 많은 직장인들이 갑자기 엄청나게 부과된 건강보험료 때문에 혼란스러워 했지만 복지부는 사전에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초 복지부는 지난 22일 직장가입자 건강보험료 정산과 관련해 자료를 내고 이를 설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복지부는 실무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설명을 미뤘다.

그렇지 않아도 건강보험 재정적자 문제가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고 정부가 건보료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복지부의 안이한 태도가 건강보험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더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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