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사퇴 압력에 내몰렸던 서 총장이 중대 고비를 넘겼다는 분석이다.
카이스트 학생들이 결국 서남표 총장의 손을 들어줬다.
애초 학부 총학생회는 이날 열린 비상학생총회을 통해 ''서남표 식'' 제도개혁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 서 총장에게 실패를 공식 인정하게 하고 사과를 촉구할 방침이었다.
이 안건은 그러나 부결처리됐다. 재석인원 852명 가운데 찬성 416명으로, 과반수에서 10명이 모자랐다.
카이스트의 한 학생은 이와 관련해 "모든 것에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있다. 학교의 경쟁위주의 정책이 어느 정도 이상 효용을 거두고 있다고 본다. 이런 경쟁 위주 정책은 차별화할 수 있는 굉장히 좋은 비교우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열린 대학원 비상학생총회에서도 서남표 총장의 거취보다는 연차초과제와 기성회비 문제 등 대학원생들의 당면과제들이 비중 있게 다뤄졌다.
이에 앞서 이날 혁신비상위원회 설치를 골자로 하는 교수협의회 제안을 서 총장이 받아들이면서 그의 진퇴가 사퇴보다는 사후대책 마련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날 학칙 개정안 백지화와 관련한 해명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낸 서 총장은 "경종민 교수협의회장과 가진 면담에서 혁신위 설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서 총장은 총장 지명 5명, 평교수 대표 5명, 학생대표 3명으로 이뤄지는 구성안에도 합의했으며, ''혁신위에서 나오는 결정을 받아들이고 즉시 실행해야 한다''는 조건에도 "교수협의회와 학교의 뜻이 같기 때문에 혁신위의 결론이 개인 견해와 큰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혀, 사실상 수용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