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표 카이스트 총장 사퇴위기 넘기나

''개혁 실패 사과 요구안''

서남표 카이스트(KAIST) 총장에게 경쟁 위주 제도 개혁의 실패를 인정하고 사과하라는 내용의 비상학생총회 안건이 13일 학생들에 의해 부결됐다.

이에 따라 사퇴 압력에 내몰렸던 서 총장이 중대 고비를 넘겼다는 분석이다.


카이스트 학생들이 결국 서남표 총장의 손을 들어줬다.

애초 학부 총학생회는 이날 열린 비상학생총회을 통해 ''서남표 식'' 제도개혁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 서 총장에게 실패를 공식 인정하게 하고 사과를 촉구할 방침이었다.

이 안건은 그러나 부결처리됐다. 재석인원 852명 가운데 찬성 416명으로, 과반수에서 10명이 모자랐다.

카이스트의 한 학생은 이와 관련해 "모든 것에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있다. 학교의 경쟁위주의 정책이 어느 정도 이상 효용을 거두고 있다고 본다. 이런 경쟁 위주 정책은 차별화할 수 있는 굉장히 좋은 비교우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열린 대학원 비상학생총회에서도 서남표 총장의 거취보다는 연차초과제와 기성회비 문제 등 대학원생들의 당면과제들이 비중 있게 다뤄졌다.

이에 앞서 이날 혁신비상위원회 설치를 골자로 하는 교수협의회 제안을 서 총장이 받아들이면서 그의 진퇴가 사퇴보다는 사후대책 마련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날 학칙 개정안 백지화와 관련한 해명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낸 서 총장은 "경종민 교수협의회장과 가진 면담에서 혁신위 설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서 총장은 총장 지명 5명, 평교수 대표 5명, 학생대표 3명으로 이뤄지는 구성안에도 합의했으며, ''혁신위에서 나오는 결정을 받아들이고 즉시 실행해야 한다''는 조건에도 "교수협의회와 학교의 뜻이 같기 때문에 혁신위의 결론이 개인 견해와 큰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혀, 사실상 수용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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