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에서 만난 이들 일당은 침입조, 위장방문객 등 역할을 철저히 분담해 조직적으로 움직였으며,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훔친 귀금속을 토막 낸 뒤 택배로 처분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전국을 돌며 고층아파트 베란다를 통해 침입해 8억원 대 금품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김 모(42)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장물업자 박 모(35) 씨 등 3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훔친 귀금속을 장물업자에게 넘긴 김 씨의 부인 전 모(40.여) 씨 등 12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이들이 갖고 있던 귀금속 6천5백만 원어치를 압수했다.
김 씨 등은 이번 달 초 저녁 7시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모 아파트 12층 이모 (57) 씨의 아파트에 침입한 뒤 1천300만 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치는 등 2006년 10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부산, 울산을 돌며 모두 350여 차례에 걸쳐 8억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교도소에서 만난 이들은 침입조, 위장방문객, 망원조, 장물처분책 등 역할을 철저히 분담한 뒤 대포차, 렌터카, 무전기 등 범행도구를 이용해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주범행 대상은 고층 고급 아파트.
일단 위장 방문객조가 저녁시간대 아파트 초인종을 눌러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 신장이 180cm 이상인 침입조들이 복도 창문에서 베란다로 건너가 아파트 안으로 침입했다.
특히, 이들 가운데 총책 김 씨는 ''전국 베란다 침입의 일인자''로 불릴 만큼 특수 절도 전문가로 고층 아파트라도 거뜬히 건물 외벽에 매달려 쉽게 아파트 내부로 들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들은 피해자들이 도난 사실을 당장 눈치채지 못하게 귀금속이 있을만한 안방 장롱 등 특정 장소만 뒤지고, 주위를 어지럽히지 않아 무려 4년 동안 수백 차례에 걸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조사결과 김 씨는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훔친 귀금속의 원래 모양을 알 수 없도록 절단해 토막낸 뒤 자신의 아내에게 택배로 보내 현금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청송 교도소 출소자 가운데 전문적으로 고층아파트만 골라 절도행각을 벌이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범행 장소에 있는 CCTV화면을 분석한 뒤 최근 10개월간 범행경로를 추척해 결국 이들을 모두 검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