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군의 공습 이후 처음으로 TV에 모습을 나타낸 카다피는 "우리는 항복하지 않을 것이며,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들(다국적군과 반군세력)을 물리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단기적으로든 장기적으로든 우리는 그들을 이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다피는 이어 다국적군의 공격을 이슬람에 대한 십자군 전쟁으로 비유하면서 ''''모든 이슬람 군대는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아메리카 등 모든 곳에서 전투에 동참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리비아 국영TV는 카다피가 다국적군이 지난 20일 폭격을 가했던 트리폴리의 바브 알 아지지야에서 생중계로 연설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다국적군은 22일 밤에도 리비아 대공방어망을 파괴하기 위한 4차 공습을 감행했으며, 수도 트리폴리에서는 폭발음이 이어졌다.
이에 앞서 다국적군은 전날 트리폴리 외곽의 해군 기지와 카다피의 고향인 시르테 등을 폭격했고, 이 과정에서 미 공군 F-15 전투기 1대가 기계 고장을 일으켜 추락했으나 조종사 2명은 모두 안전하게 탈출해 구조됐다.
아랍 위성채널인 알-자지라 방송은 연합군의 3차공습으로 카다피 여단의 주요 지휘관 중 1명인 후세인 엘-와르파리가 숨졌다고 전했고, 카다피의 7남이자 제32여단을 지휘하는 카미스가 사망했다는 미확인 보도도 나돌았다.
그러나 리비아 정부 대변인은 이같은 소문을 일축했다. 이런 가운데 對 리비아 군사작전의 지휘권과 작전 범위를 둘러싼 다국적군 내부의 혼선은 아직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어렵사리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리비아 군사작전 지휘권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넘기는 데 합의했지만 실제로 나토가 단일 지휘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나토 산하에 리비아 군사작전을 수행할 구체적인 지휘체계를 놓고 미국은 아프간 주둔 나토의 국제안보지원군(ISAF) 형태를 선호하고 있는 반면 프랑스는 위원회 창설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22일 전화통화에서 나토가 리비아 작전을 지휘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이 밝혔다.
이와 함께 나토가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을 위한 對 리비아 군사행동의 작전지휘권을 이양받기 위해서는 28개 회원국 전원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독일과 터키 등이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점도 변수가 되고 있다.
독일 국방부는 특히 나토가 지중해에서 실시하고 있는 공중조기경보기 작전에 참가 중인 70명의 독일군 장병을 철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리비아 군사작전을 둘러싼 다국적군 내부의 혼선과 잡음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그만큼 리비아 사태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