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스캔들'' 음모론으로 비화

한국외교관, 中여성과 부적절한 관계 맺고 정보 유출

중국 상하이 주재 한국 총영사관 소속 영사들이 중국인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기밀을 유출했다는 이른바 ''상하이 스캔들'' 의혹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당시 상하이 총영사가 정보유출과 관련해 음모론을 제기하고 나서 사태가 또다른 국면으로 번질 조짐이다.

최근 귀임한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정보유출의 유력한 증거로 제기된 연락처가 자신이 갖고 있는 원본과 다르다며 누군가 이 연락처 정보를 빼낸 뒤 가필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던 김 전 총영사는 누군가 자신의 서랍 속에 보관됐던 오래된 수첩을 몰래 촬영한 뒤 이를 근거로 다시 작성한 것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김 전 총영사는 그같은 주장의 근거로 우선 유출된 자료라고 알려진 것이 자신이 갖고 있는 것과 글씨체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원본에는 고딕과 명조 등 여러 글씨체가 섞여있는데 유출된 자료는 고딕체 하나로만 작성됐다는 것이다.

글씨의 크기 역시 달라 원본을 촬영한 뒤 이를 근거로 다시 타이핑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자신의 수첩에는 영부인 김윤옥 여사의 이름만 있고 전화번호가 없는데 유출된 자료에는 전화번호까지 적혀 있다는 것이다.

김 전 총영사는 "이는 정보 가치를 높이기 위해 누군가 다시 타이핑을 하는 과정에서 영부인의 휴대폰 번호를 추가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유출된 연락처는 이미 오래된 전화번호들로 대부분 번호가 010으로 바뀌기 이전 것이었다면서 "내가 자료를 제공하려면 최신의 것을 제공하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하며 "누군가 자신이 자료를 유출한 것처럼 꾸미기 위해 이같은 일을 저질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공식적인 장소에서 덩 여인과 함께 찍은 사진까지 제보해 마치 자신이 덩 여인과 사적인 관계가 있는 것처럼 음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덩 여인과는 상하이시가 주최하는 외교행사 등 공식 장소에서 여러 차례 만나 기념 사진을 찍은 적이 있지만 한 번도 사적인 만남을 갖거나 전화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누가 자신의 서랍속 자료를 훔쳤는지 짐작은 가지만 증거가 없는 상태여서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상하이 주재 한국 외교관들과 잇따라 불륜 파문을 일으킨 중국 여성 덩(33)씨의 실체도 베일에 가려 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현지 교민사회에서는 덩씨가 중국 최고지도자의 손녀라는 소문이 돌 정도로 상하이에서 막강한 실력을 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덩과 5년 넘게 친분관계를 쌓아왔다는 교민 A씨는 "그녀가 정보기관의 끄나풀일 것이라는 국내 언론의 추측은 한참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상하이 총영사관에 근무했던 B씨는 덩씨에 대해 "국내에서 상하이를 방문하는 정치인이 상하이 당서기나 시장을 면담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상하이 총영사관의 부탁을 덩씨가 몇 차례 성사시켜준 적이 있다"면서도 "그녀가 상하이 공직사회에 엄청난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평가절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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