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선장 몸속 3발 총알, 어떻게 박혔나

해군 저격탄 유탄 맞고 해적에 소총 연사당해 치명상 입은 뒤 해군 유탄에 피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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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출작전 과정에서 중상을 입은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의 몸에서 나온 3발의 탄환 중 2발이 우리 해군의 것으로 판명되면서, 석 선장의 피격과 부상 과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맨 처음 석 선장의 몸으로 들어간 것은 우리 해군의 저격용 탄환이었다.

25일 삼호주얼리호 피랍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한 부산지검에 따르면, 2차 구출작전이 진행되던 지난달 21일 새벽 석 선장은 구출작전이 개시되면서 우리 해군이 위협사격을 가하던 당시 조타실 철판을 뚫고 들어온 저격탄에 오른쪽 무릎을 피격당했다.

탄두가 두께 1cm의 철판을 뚫고 가는 과정에서 탄두를 감싸고 있던 피갑(껍질)이 벗겨지고 탄심이 부러지면서 일부만 철판을 관통해 석 선장의 무릎에 도달했다.

검찰은 이미 탄두가 철판을 지나오는 과정에서 위력이 급격히 약해졌기 때문에 이 탄환은 큰 상처를 입히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날 발표에 나선 부산지검 정점식 2차장 검사는 "위협사격이 시작되자 해적들이 석 선장을 비롯한 일부 선원들을 인간방패로 세우기 위해 조타실 밖으로 데리고 나가려던 와중에 철판을 뚫고 들어온 저격탄 유탄에 맞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릎에서 나온 부러진 탄심은 처음에는 선박의 파편으로 알려졌으나, 정밀 감식결과 우리 해군의 저격용 탄환인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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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협사격이 끝나고 우리 해군요원들이 조타실로 진입하기 전, 석 선장은 조타실 안쪽에 엎드려 있었고, 해적 마호메드 아라이가 선장을 찾아다니다가 엎드려 있는 석 선장을 발견하고 갖고 있던 AK 소총으로 복부를 향해 연발 사격을 가했다.


이 때 석 선장은 AK소총탄에 복부가 관통되는 치명상을 입었으며, 석 선장의 왼쪽 대퇴부에 박혀 대퇴부 골절을 일으킨 AK소총탄의 찢어진 파편도 이 때를 전후해 몸 속으로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정 차장검사는 "석 선장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의료진들이 급하게 수술에 들어가 구체적인 상처의 크기를 확인할 수는 없었으나 여러 실험을 통해 우리 해군탄이 관통상을 입힐 수 없고, 관통상의 위치 등으로 미뤄볼 때 아라이의 총격이 아니고는 이런 상처가 나올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군요원들이 조타실로 진입하기 직전, 아라이는 조타실 내 해도실에 있던 선원들을 인질로 데려가려다 선원들이 응하지 않자 천정을 향해 총을 연사한 뒤 아래층 계단으로 피신했다.

이후 석 선장은 조타실 안 쪽에서 천정을 보며 누워 있었고, 우리 해군이 조타실로 진입해 사격을 하는 과정에서 다른 물체에 맞고 튕겨나온 유탄이 석 선장의 오른쪽 옆구리를 파고들었다.

석 선장의 오른쪽 옆구리에서 나온 우리 해군의 루거(Ruger)탄의 탄두는 다른 물체에 맞고 튕겨나온 것으로 한 쪽이 심하게 찌그러져 있었고, 추진력이 줄어들면서 옆구리의 근육층에서 멈춰 이 또한 치명상을 주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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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차장검사는 "석 선장에게서 8곳의 외부흔이 발견됐는데, 가장 의미있는 상처는 복부에서 발견된 관통상과 오만 현지 의료진이 최초 수술한 복부의 또 다른 총상 흔적이었으며 나머지는 의료진이 단순한 상처라고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결국 검찰의 수사결과에 따르면 석 선장이 우리 해군의 총에도 맞기는 했으나 모두 유탄으로 치명상을 입힐 정도는 아니었고, 석 선장을 중태에 빠지게 한 총격은 해적 마호메드 아라이가 복부를 향해 연사한 AK소총의 총격이었다는 결론이다.

검찰은 이에따라 해적 마호메드 아라이를 특정해 석 선장에게 직접 총격을 가해 살해하려한 혐의로 공소를 제기했다.

그러나 오만 현지 의료진이 석 선장의 몸에서 빼냈다 잃어버린 탄환은 끝내 의문으로 남았다.

정 차장검사는 "잃어버린 탄환은 현지 의료진이 부러진 쇳조각 같았다고 말했고, 이국종 교수가 2차수술을 한 이후에 오만 간호사가 플라스틱 통에 든 쇳조각을 건네줘서 그것을 옷 속에 넣었는데 그 이후 어떤 경위로 분실했는지는 알 수가 없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검찰은 해군이 작전 중 선원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 차장검사는 "해군이 안전확보를 위해 진압 작전하기 직전 한국선원들에게 바닥에 엎드리라고 우리말로 방송을 했고, 해군은 그 이후 조타실 상부를 향해 발사해 대부분의 총탄이 위쪽에 집중됐다"며 "첫번째 유탄이 어떤 경위로 (석 선장에게) 들어가게 됐는지는 확인을 못했지만 최대한 안전을 고려한 작전을 벌였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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