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청와대에 ''도덕성'' 주문…잇단 측근비리 의식?

"청와대 한명의 잘못이 국정운영에 큰 영향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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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경기도 광명역의 KTX탈선사고는 너트 하나를 제대로 조이지 않아 발생한 사고입니다. 마찬가지로 청와대에서도 한 명의 잘못이 국정운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집권 3주년을 맞은 이명박 대통령은 25일 KTX탈선사고는 자그마한 부주의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사례로 들면서 대통령실 직원들이 처신에 각별히 주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는 최근 잇따라 발생한 측근비리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가진 확대비서관회의에서 코레일 열차사고를 예로 들면서 "청와대에 있는 비서관과 행정관 한명 한명이 다 소중하고 중요한 일을 하니까 한 부분이라도 잘못이 생기면 청와대 전체가 국민들한테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만큼 모두가 책임 의식과 도덕성 · 윤리의식을 가지고 임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과거 정권에서 어김없이 집권 4년차에 친인척이나 측근비리로 인해 레임덕이 시작됐다''는 지적에 대해 이 정권은 다른 정권과는 다르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해왔다.


대통령선거 당시에도 또 재임중에도 어디에다 손 벌린 일 없이 깨끗하게 정치를 해왔기 때문에 집권 후반기로 가더라도 비리로 인해 통치권에 누수가 생길 일은 없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그런 이 대통령이 4년차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청와대 직원들에게 이례적으로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강조하면서 직접 단속에 나선 배경에는 대통령 자신이 아무리 깨끗해도 집권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생기기 시작한 청와대·측근비리까지 어찌해볼 수 없다는 문제의식이 작용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몇몇 측근비리와 관련해 "대통령이 깨끗해도 권력핵심부에 포진한 측근들이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하면 어찌해볼 도리가 없다"면서 "대통령도 이 지점에 고민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들어 최영 강원랜드 사장과 장수만 방위사업청장 등 측근출신 정부 고위공직자와 공기업 사장이 사직하거나 구속됐고 청와대 감찰팀장 역시 이른바 함바비리에 연루돼 옷을 벗었다. 또 지난해 연말에는 이 대통령의 재정적 후원자로 알려진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이 구속됐다.

김영삼 · 김대중정부에서 아들들이 비리에 연루되고 노무현정부에서는 러시아유전개발 등 비리의혹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집권말 국정이 흔들렸던 것 처럼 집권 4년차 증후군에 대한 우려가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대통령이 도덕성을 주문하고 나선 배경에는 측근비리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현실인식이 바탕이 됐지만 경고의 메시지로도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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