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연구원은 11일 ''지하경제 규모의 측정과 정책시사점''이란 제목의 연구보고서에서 모형추계방식을 사용해 지하경제 규모를 추정한 결과 지난 1990년 GDP의 28.7%에서 2000년 23.7%로 줄었다가 2008년 17.1%로 또다시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하경제는 자료 수집이 곤란하고 정부 당국에 보고되거나 기록되지 않아 사회가 공식적으로 계측하는 추계에 포함되지 않고, 이에 따라 세금 부과에서 벗어난 경제활동을 말한다. ▲신고되지 않은 재화나 용역의 합법적 생산 ▲불법적인 재화나 용역의 생산 ▲은폐된 현물소득을 포함한다. 그러나 마약거래나 강도 등 범죄에 의한 비생산적 불법활동은 지하경제에 포함되지 않는다.
지하경제에서 재화와 화폐 거래의 규모를 화폐수량방정식으로 추정한 결과 지난 1970년대는 무려 GDP의 62% 수준에 달했으나, 1980년대 들어 37%로 줄어든데 이어 1990년대 24%, 2000년대 18% 등으로 급격히 축소됐다.
지하경제 규모가 감소 추세를 보인 이유는 1990년대는 금융실명제와 부동산실명제의 영향이 컸다. 2000년대 들어서는 신용카드와 현금영수증 사용이 확대된 게 주효했다.
GDP대비 신용카드와 현금영수증의 발급 실적으로 세원 투명화 지표가 1% 상승하면 지하경제 규모는 약 0.12~0.1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하경제로 인한 소득세 탈루 규모를 살펴보면 2008년 기준 사업소득세 탈루율은 17~23%, 탈루 규모는 무려 22조~29조원으로 GDP의 2.3~3.1% 수준에 이르렀다.
안종석 선임연구원은 "향후 금융시장 활성화와 금융거래의 투명성 제고 및 신용카드와 현금영수증 사용 독려를 통한 투명성 제고 등 정책 당국의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신용카드 사용이 상당한 정도 확대된 만큼 현금영수증 사용을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