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보다 나은 아우없다''는 옛말을 반영하듯, 조동현보다 5분 먼저 세상에 나온 조상현은 동생보다 항상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대전고-연세대에서 항상 주전으로 뛰었고 199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골드뱅크에 지명돼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반면 형과 줄곧 함께 뛰어 온 조동현은 8순위였다. 2007-2008시즌 조상현이 LG로부터 연봉 3억8천만원을 받을 때 조동현의 연봉은 2억원이었다.
두 선수 모두 프로에서 꾸준한 활약을 보여줬지만 분명 격차가 있었다. 그러나 2010-2011시즌, 상황이 반전됐다. 조동현이 KT의 핵심으로 활약하며 단독 선두 질주를 주도하는 반면, 조상현은 코트를 들락날락하며 기대 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조동현은 올 시즌 KT가 치른 39경기 전경기에 나서 경기당 평균 27분39초를 뛰며 9점 2.1리바운드를 기록중이다. KT에서 조동현이 공격 보다는 수비와 리딩에 중점을 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평균 9득점도 적지 않은 수치다. 더욱이 팀 성적은 1위.
반면 조상현의 올 시즌 평균 출전시간은 16분5초. 트레이드 마크이던 3점슛은 경기당 평균 0.8개에 그치고 있다. 평균 득점은 4.5득점. LG 강을준 감독은 "수비가 살짝 떨어졌을 때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슛을 던져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고 있다"면서 "사실 조상현 같은 슈터는 오픈 찬스가 잘 나지 않는다. 순간적인 타이밍을 잡아 던져야 득점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시즌 시작직전 발목을 다치며 첫 단추를 제대로 꿰지 못한 조상현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소속팀 LG 역시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6위를 간신히 지켜내고 있는 중이다.
"형과 통화를 자주 하지만 농구 얘기는 잘 안한다"는 조동현은 "나는 예전부터 형이랑 비교당해왔지만, 형은 나보다 못한다는 식의 비교를 당해본 적이 없어서 최근의 비교가 기분 나쁠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프로 입단 초기에는 형과 비교되는 게 나 역시 너무 싫었다"고 털어놓은 조동현은 "그러나 이제는 누가 더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형이나 나나 선수 생활을 잘 마무리해 나가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조동현은 아직 형 조상현과 동일선상에 서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유는 ''우승 반지''때문. 전자랜드를 거쳐 KT에서 뛰어 온 지난 12년간,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던 조동현은 "그래도 형은 우승 반지(1999-2000시즌)를 갖고 있지 않나"라고 반문하며 "올 시즌이 끝났을 때 나도 (형처럼) 우승 반지 하나 꼭 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