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고 따돌리고…'' 경찰에 딱걸린 졸업뒤풀이

뒤풀이 계획 휴대전화로 보냈다가 들통난 경우도

졸업식 뒤풀이
경찰이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졸업식 뒤풀이를 차단하기 위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면서 제주지역 곳곳에서 쫓고 따돌리는 광경이 연출됐다.

지난 9일 오후 3시쯤 제주시 애월읍 해안도로 부근 용천수에서 제주시내 모 중학교 졸업생 등 30여 명이 떼로 모여 있었다.

이 가운데 일부는 바지를 무릎까지 올린 다음 물속으로 들어가는 시늉을 했고 나머지는 이 모습을 지켜봤다.

지난해 졸업생의 옷을 찢고 물에 빠뜨려 문제가 됐던 ''졸업식 뒤풀이''가 연상되는 장면이다.


그러나 제주서부경찰서 애월파출소 소속 김대열, 현승일 경장에게 적발되면서 실제 뒤풀이 광경은 연출되지 않았다.

김 경장은 "서너명씩 택시를 타고 마을에서 내려 500미터 떨어진 용천수로 향하는 것이 수상해 뒤따라 갔다"고 말했다.

졸업생 등은 학교 주변 곳곳에 배치된 경찰을 따돌렸다고 생각했지만 해안도로를 순찰하던 또다른 경찰에 그야말로 딱 걸린(?) 것이다.

경찰은 졸업식 뒤풀이 직전에 발견된 점을 감안해 30여 명 전원을 사법처리없이 그냥 집으로 돌려보냈다.

졸업식 뒤풀이 계획을 휴대전화로 보냈다가 들통난 경우도 있었다.

9일 오전 제주시 모 중학교 졸업생 30여 명의 휴대전화에 ''오후 5시까지 해안으로 모이라''는 문자메시지가 발송됐다.

이 사실을 안 경찰과 해당 학교 교사는 곧장 탐문(?)에 돌입했고, 1년 선배 여학생이 보낸 메시지인 것을 확인했다.

해당 여학생은 "후배 졸업생들을 포구로 불러 물에 빠뜨리는 뒤풀이를 계획했었다"고 경찰에 말했고 "앞으로 강압적인 뒤풀이를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 뒤 집으로 돌아갔다.

이에 앞서 지난 8일 밤에는 제주시청 인근 대학로에서 뒤풀이를 하려는 고교 졸업생과 이를 막으려는 경찰이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학생들은 "전통대로 교가와 응원가를 부를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고, 경찰과 교사는 "계란세례와 밀가루 뿌리기 등의 일탈이 우려된다"며 막아섰던 것이다.

순찰차 3대가 동원된 대치상황 끝에 학생들은 교가와 응원가를 부른 뒤 4시간만에 집으로 돌아갔다.

막장(?) 졸업식을 막기 위해 제주도내 곳곳에 경찰인력이 대거 투입되면서 졸업시즌인 요즘 쫓고 쫓기는 영화속 장면이 심심찮게 연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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