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사람 문제가 아닌 과정의 문제"

"인물에 초점 맞추지 않고 있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즉각사퇴를 간접적으로 촉구해온 미국 정부가 ''점진적 권력이양''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8일(한국시각) 정례브리핑을 통해 ''사람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변화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크롤리 차관보는 ''무바라크 대통령의 즉각퇴진이 이집트 사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드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인물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있다"며 "한가지 길만 있는게 아니다"고 말했다.

크롤리 차관보는 이어 "지금 당장 무바라크 대통령이 물러난다면 현행 이집트 법상 60일 이내에 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과거 이집트 사례로 봤을 때 과연 공정하고 자유로운 선거가 될지 의문이 일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할 일이 많다"고 밝혔다.


크롤리 차관보는 "이 과정에서 무바라크의 역할이 무엇인지 결정하는 것은 그와 이집트 국민에게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의 이같은 입장은 무바라크 대통령과 측근들이 즉각사퇴를 완강히 거부한데 따른 것으로 앞으로 미국은 무바라크 개인의 퇴진보다 정치권의 협상지원 등 공정하고 자유로운 선거실시를 위한 토대조성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크롤리 차관보는 이집트 특사로 파견된 프랭크 위즈너 전 이집트 대사가 지난주 무바라크 대통령의 즉각퇴진에 반대하는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미국 정부의 공식입장이 아닌 사견"이라고 말했다.

크롤리 차관보는 "위즈너 전 대사가 (무바라크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독특한 위치에 있다는 점을 들어 위즈너 전 대사에게 일시적인 임무를 맡겼다"며 "그의 임무는 힐러리 클린턴 장관에게 보고하는 것으로 끝이 났다"고 밝혀 이번 발언이 개인적 견해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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