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A 도전'' 김대환 해설위원 "더 늦으면 못할까봐…"

3월 5일 영국 케이지대회 출전…"김동현과 GSP 타이틀전 해설 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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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3월에 종합격투기 시합 뛸거야. 해설 하는데 도움되거든."(남편), "미쳤어? 정신있어?…. 그래, 한 번 해봐."(아내) 남편이 해설하는 격투기보다 드라마 ''시크릿가든'' 시청을 더 좋아하는 동갑내기 아내는 그의 끈질긴 설득에 넘어갔다. 정정당당한 승부를 겨루는 격투기의 매력을 일찌감치 알아차린 6살짜리 아들 호진이도 "아빠, 이기면 센 사람 되는 거야? 열심히 해서 꼭 이겨"라며 작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UFC 5연승에 빛나는 김동현은 체중감량, 케이지에서의 전략과 움직임에 대해 상세히 조언해줬다.

김대환(32) UFC 해설위원이 종합격투기(MMA)에 도전한다. 데뷔무대는 3월 5일(한국시각) 영국 노위치에서 열리는 케이지 대회 ''East Coast Fight Factory - Madness''. 스승 윤철(34, 팀포마) 감독도 함께 출전한다. 이 대회는 5분 2라운드 세미프로 시합으로, 엘보우 공격이 없는 걸 제외하면 UFC룰과 같다. 상대는 영국선수로 아직 미정이다.

종합격투기를 꾸준히 수련했고, 세컨드와 스파링 파트너로 두 차례 종합격투기대회에 참여한 적은 있지만 선수론 처음이다. "운동하면서 시합에 출전하고 싶은 맘은 있었지만 솔직히 겁났어요. 맞는 게 두렵진 않아요. 다만 MMA기술이 너무 어렵고 복잡해서 ''내가 할 수 있을까'' 망설였죠. 윤철 감독님의 권유도 있었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게 격투기인데 제대로 못할까봐 도전조차 안하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았어요. 더 늦으면 못할 것 같아서 새해를 맞아 결심을 했죠."


김 위원은 2년 전부터 종합격투기를 본격적으로 배우고 있다. 그가 운동하는 ''팀포마''는 체력을 중시해서 훈련강도가 세다. "2년 동안 체육관 다니면서 편했던 날은 열흘 정도에 불과해요. 숨이 턱에 차서 바닥에 누워 잠시 쉴 때면 ''다시는 여기 안온다'', ''이건 할 게 못된다''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시합 출전이 결정된 후 심적인 부담감은 더 커졌다. "평소와 마음가짐이 달라요. 아내가 ''트리플A형''이라고 놀릴 정도로 긴장을 많이 하는 성격인데다가 내 시합을 준비하는 과정이라서 부담이 더 많이 돼요."

김 위원은 요즘 체중감량에 여념이 없다. 웰터급(-77kg급)에 출전하는 그는 평소체중이 89kg인데 현재 6kg 감량했고, 2~3kg 더 뺀 후 영국에 입성할 계획이다. "77kg은 15살 이후 가본 적 없는 몸무게인 만큼" 맘을 독하게 먹었다. "짜고 기름진 음식, 탄수화물, 가공식품은 금해요. 대신 수육이나 생선을 구워먹죠." 인터뷰 중 기자가 그에게 달콤한 머핀을 한 입 권했다. 그러나 유혹에 안넘어갔다. 대신 아들 갖다준다며 귀여운 토끼 모양 머핀을 몇 개 포장해갔다.

시합에 대한 밑그림도 그려놨다. "이기든 지든 준비한 건 다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스탠딩 타격-테이크다운-그라운드 파운딩을 물 흐르듯 연결시켜 경기내용에서 상대를 압도하고 싶다는 속마음도 내비친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하려면 강인한 체력이 필수. "기술로 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지쳐서 헥헥 거리다가 지는 건 싫어요. 무리하면 초반 연소 위험이 있으니까 페이스 조절을 잘 해야죠."

복싱,킥복싱대회에서 공식전적을 쌓은 김 위원은 "종합격투기는 처음이라 손발이 오그라드는 시합을 할 것 같다. 패하면 경기영상 촬영한 캠코더를 부수고 현지에 눌러앉을 수도 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시합 준비과정을 통해 배운 것과 실전에서 느끼는 것들은 해설할 때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다. 한 번으론 부족하다. 큰 부상만 없다면 시합을 몇 차례 더 뛰고 싶다"며 의욕을 내비쳤다.

◈ "아츠가 인삼 먹고 이겼대요" 흐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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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은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격투기 해설가다. 2003년 10월 M-1 해설을 시작으로 프라이드, K-1, UFC를 모두 섭렵했다. 작년 5월 ''UFC 114''부터 3년 여 만에 UFC해설가로 복귀했다. ''격투기의 메이저리그'' UFC에 대한 그의 평가는 어떨까.

"UFC는 현대MMA 진화의 결정판이죠. 기술과 전략,전술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어요. 순간 움직임과 타이밍을 달리해서 얼마든지 새로운 기술을 만들 수 있죠. 선수들의 능력은 더욱 강력해졌고요. 마크 콜먼의 ''묻지마 태클''이 안 먹히는 게 단적인 예죠. 어려운만큼 해설하는 재미도 있어요."

UFC는 살벌한 약육강식의 세계다. 연패하면 바로 퇴출이다. 철저하게 성적지상주의를 지향한다. 그러나 브록 레스너 같은 톱파이터를 제외하면 선수들은 목소리를 내기 힘들다. 단체의 힘이 절대적이다. 그는 "UFC의 독점적 시스템을 100% 찬성하진 못하지만 파이트 머니,보너스 지급 등 무대 뒤 비즈니스가 깔끔하다. 현재로선 베스트"라고 했다.

김 위원은 격투기 마니아다. 해설가 입문도 군 입대 전 자신이 운영하던 격투기 사이트 덕분에 이뤄졌다. "2003년 10월 군 제대 후 유학을 준비하던 중 해설 제의를 받았죠. 차성주 씨(전 KBS-N 프라이드 해설위원) 추천으로 오디션을 보고 같은달 SBS스포츠에서 M-1 해설을 시작했어요." ''뭐든지 열심히 하는'' 그인지라 부모와 여자친구(현재 아내)도 ''한번 해보라''며 힘을 실어줬다.

각 단체의 장단점에 대해 열변을 토하며 다소 심각해졌던 그의 얼굴이 갑자기 소년같은 미소로 가득찼다. ''가장 좋아하는 선수를 말해달라''는 질문 직후였다. "복싱은 타이슨, K-1은 피터 아츠, 종합격투기는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죠."

"자신의 영원한 영웅"이라는 아츠와의 일화 한토막. "아츠와 K-1 특집방송을 함께 할때 홍삼 팩 세트를 선물한 적 있죠. 며칠 후 K-1 월드그랑프리 16강 토너먼트가 열렸는데 아츠가 슐트를 꺾었어요. 대회 끝난 다음 선수 대기실에서 만난 아츠가 그러더라구요. "인삼 먹으니까 힘이 났어." 기분 최고였죠."

그는 계속 신이 난 표정이었다. "타이슨은 빠르고 저돌적이에요. 복싱선수로선 축복받은 사람이죠. 그의 움직임을 보면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행복해요. 타이슨이 타고난 싸움꾼이라면 노게이라는 불굴의 의지를 지닌 파이터죠. 일부 팬들이 ''걸어다니는 샌드백''이라고 할 정도로 단점 많고 UFC에선 기술도 잘 안통해요. 하지만 시합 때 보면 그라운드 상황에서 계속 움직이고 뭔가를 끊임없이 시도해요. 꺾이지 않는 의지가 멋지죠."

◈ "악플 신경쓸 여력 없어…김동현과 GSP 타이틀전 해설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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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격투기해설 9년차 베테랑이지만 스트레스가 없진 않을 터. 특히 해설가 급 지식으로 무장한 격투기팬의 막무가내 악플에 대처하는 자세가 궁금했다. "예전엔 악플에 상처받았지만 요즘은 개의치 않아요. 솔직히 신경쓸 여력도 없고, 댓글을 일일이 챙겨볼 여유도 없어요. 할일이 너무 많고 인생이 바쁘거든요."

격투기 해설, 칼럼 연재, 시합 출전. 격투기 관련 일만 해도 벅찰 법하건만 그는 1주일에 5일 가량 국내대학 특례입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대치동의 한 학원에서 영어도 가르친다. "2010년 초에 4개월 가량 백수로 지낸 적 있어요. 2009년 말에 국내 방송사와 K-1 계약이 종료되고, UFC 해설을 다시 시작하기 전까지 기간이죠. 유일한 수입원이 칼럼 원고료였어요. 한번 없어보니까 일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게 돼요."

김 위원이 악플에 무덤덤할 수 있는 건 본인 스스로 열심히 한다는 자각 덕분이다. "저는 중계 마치고 이해 안가는 부분이 있으면 체육관 가서 윤철 감독님이나 선수들한테 물어보고 배워요. 좋은 해설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내 일에 충실하기 때문에 악플은 신경안써요. 중요한 건 과거에 비해 내 해설이 얼마나 발전했고, 본인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느냐죠." 그러면서 "내가 해설한 방송은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잘 안본다"며 웃었다.

그는 "선수들이 옥타곤에서 보여주는 기술은 수많은 반복연습 끝에 얻은 최상의 결과물"이라고 했다. 내용과 과정은 모르면서 결과만 얘기하지 말라는 얘기다. 마찬가지로 그의 해설에도 무수히 많은 땀이 배어있다.

김 위원은 팬들에게 부탁의 말도 잊지 않았다. "한국의 척박한 격투기 토양에서 거둔 김동현의 UFC 5연승은 어찌보면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활약보다 더 위대해요. 맨땅에 헤딩한 거나 다름없거든요. 한국 격투기선수들은 인생 자체가 채찍이에요. 현재 채찍은 필요없어요. 너그럽고 따뜻한 시각으로 격려와 응원 많이 해주세요. 응원글 하나하나가 큰 힘이 되어줄 거에요."

그렇다면 격투기 해설가로서 그의 꿈은 뭘까. "UFC에서 국내선수들 시합을 더 많이 해설하고 싶어요. 김동현과 GSP, 임치빈과 페트로시안(K-1) 타이틀전이 성사돼서 해설한다면 가문의 영광일텐데 말이죠. 알리스타 오브레임과 에밀리아넨코 표도르 경기도 재미있을 것 같고요."

격투기는 그의 취미이자 직업이다. 그리고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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