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는 21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2022년 월드컵의 개최시기를 여름에서 겨울로 옮기는 것은 주최국인 카타르축구협회에 의해 제안되어야 한다. FIFA 집행위원회는 변경안이 제출되면 그때 나설 수 있다"면서 "현재 FIFA 매치 캘린더가 변경될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FIFA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이 같은 입장을 전하며 2022년 월드컵 개최지로 카타르가 결정된 지난 11월부터 끊이지 않았던 개최 시기 논란에 마침표를 찍었다.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않겠다는 것.
현재 2011 아시안컵을 개최 중에 있는 카타르는 월드컵 개최 시기인 6월 평균 기온이 40℃를 웃돌아 정상적인 경기 개최가 어려운 상황. 이에 따라 카타르는 월드컵 개최지 투표에 앞서 가진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경기장에 첨단 에어컨 장비를 부착해 27℃ 안팎을 유지하겠다는 획기적인 공약을 내걸었고 그 결과 2022년 월드컵 개최지로 확정된 바 있다.
그러나 카타르의 월드컵 개최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었고 FIFA가 월드컵 시기 변경을 언급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지난 12월에는 FIFA 집행위원인 프란츠 베켄바워가 자국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에이컨을 설치하는 것보다는 기온이 25℃ 안팎으로 온화한 겨울에 대회를 개최하면 비용이 훨씬 저렴할 것"이라며 "유럽의 각 축구리그가 한번쯤은 겨울에 리그를 중단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논란을 가열시켰다.
이어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이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의 겨울 개최에 대해 지지의사를 밝혔고 최근에는 아시안컵 개막식 참석을 위해 카타르를 찾은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이 "선수 보호를 위해 카타르 월드컵은 1월이나 연말에 개최되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문제가 붉어졌다.
지난 14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자크 로게 위원장은 "카타르 월드컵이 겨울에 열리면 동계올림픽과 겹칠 가능성이 크다. 월드컵 때문에 동계올림픽 일정을 옮길 순 없다"면서 "FIFA가 겨울에 월드컵을 개최하려면 IOC와 충분한 협의를 해야 한다"고 제동을 걸었고, 이 같은 논란에 아시아축구협회(AFC) 모하메드 빈 함맘 회장이 불쾌감을 표하면서 상황은 악화됐다.
함만 회장은 "FIFA 임원 한 두명이 월드컵 개최 일정의 변경을 결정할 수 없다. 모든 집행위원의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다"며 "이런 논의도 없이 월드컵 일정을 바꾸자는 얘기가 나오는 상황이 불쾌하다"고 말했다.
이쯤되자 FIFA는 성급한 논란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공식 입장을 표명, 한동안 시끄러웠던 카타르 월드컵 개최 시기 논란에 대해 당분간 입을 다물 것임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