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산하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홍익대 미화원·경비원 노동자 140여명은 학교측의 계약해지에 반발해 지난 3일부터 서울 마포구 홍익대 문헌관 6층 총장실 앞에서 무기한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다.
해고 노동자들은 "학교측이 용역업체에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인건비로 계약 연장을 요구해 무더기 해고사태를 불렀다"며 고용승계와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학교측은 "해당 용역업체와 임금 인상안을 협의했지만 70%의 임금인상을 요구해와 결렬됐다"며 새 용역업체를 선정해 계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부분 50-60대인 홍익대 미화원·경비원 140여명은 월급 75만원에 일일 점심값 300원을 지급 받으며 주 50시간씩 근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열악한 근무환경과 임금에 답답해 하던 이들은 지난 2일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학교측이 고용승계나 임금인상을 우려해 기존 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하면서 청소·경비 노동자들이 새해 첫날부터 해고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트위터에는 연일 홍익대의 처사를 비난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kimchulhee는 외국의 한 의대 기말시험에서 연구실 청소원 이름을 적으라 했다는 사례를 지적하며 "자신을 보살피는 주위에 대한 자각 없이는 의술도 없다는 메시지. 홍익대 청소용역 해고소식에 생각해 볼만한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홍익대가 모교라는 @cynicalbaby는 "오늘 무척 부끄러운 모교지만 홍익대 졸업생분들 계시면 봐주세요. 트윗에서 소수라도 힘을 모아 지지현수막을 제작해보려 합니다. 함께 하실 분들은 연락주시면 고맙겠습니다"라며 졸업생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노회찬 진보신당 전 대표(@hcroh)도 합류했다. 그는 "홍익대가 교육기관이라면 더더욱 미화원들의 최저임금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홍대 총학생회(회장 김용하)가 발표한 성명서도 도마위에 올랐다.
홍대 총학생회는 지난달 28일 성명서를 통해 "학교측과 공공노조 및 청소노동자들을 만나 입장을 들은 결과 ''학교가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고 있으며 최저입찰제로 용역업체를 선정하여 청소노동자 복지문제에 소홀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판단하였다. 또, 이렇게 외부 정치 세력과 결탁, 사실과 무관한 내용을 기재하여 여론을 조성하고 언론을 선동하는 방식으로 노동자 복지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학교 이미지를 실추 시킬 수 있으며, 정당한 방법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총학생회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drfeminist는 "홍익대 총학생회가 학교측으로부터 전원 해고된 청소 및 경비 노동자들이 본관을 점거하자 대외적으로 학교 이미지가 실추됐다며 학교측과 노동자 양측을 비판했다"면서 "이미지 실추를 걱정하기 전에 정의가 뭔지부터 배워라!"고 비판했다.
@myung2gi는 "노조결성을 이유로 해고당한 자신의 학교 청소노동자들의 농성을 정당치 못하다고 하는 홍대 총학생회 입장! 아무리 뉴라이트 계열이라지만 참 씁쓸하군요. 어용총학이라 해야 하나요. 미대가 중심이라 그런가 별의별 작품을 다만드네요"라며 비판에 가세했다.
@windshoes는 "홍대청소노동조합결성과 그 이후 홍대총학의 대응 태도를 바라보며 마음이 아픈 이유는 그들에게 신념, 연대, 지성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에게서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동정의 마음조차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씁쓸해 했다.
지난해 10월로 된 월급 지급 명세서에 따르면, 기본급은 75만2천130원, 연장수당 6만3천705원으로 총합계 금액은 81만5천835원이지만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고용보험이 차감된 지급액은 75만2천995원이었다.
세전임금은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루 10시간씩 근무하면서도 일당은 2만3천원에 불과했다. 이를 본 트위터리안들은 ''정말 충격''이라며 명세서를 리트윗(퍼나르기)하고 있다.
@idpii는 "홍대 청소노동자들의 명세서가 낯설지 않구나.. 나도 저런 월급 명세서 받으면서 근무한적 있었는데;;"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번 청소·경비 노동자 해고사태가 학교측과 노동자간 문제에서 사회적 이슈로 급부상하면서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