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5대 리스크''

[우리 경제 5대 리스크 점검 ①] 글로벌 경제 불안

한국 경제가 신묘년 새해 새로운 1년을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그러나 앞길은 결코 순탄치 만은 않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터널을 빠져 나왔지만 여전히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시야를 가리고 있고, 물가 불안과 가계대출도 앞날을 위협하는 위험요소다. 지속가능한 성장과 더불어 서민. 중소기업이 온기를 나눌 수 있는 경제의 틀을 만드는 게 관건이다. 새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5대 리스크 요인을 점검해 본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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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는 대외여건의 변화에 매우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 환율전쟁, 국제원자재 가격동향, 대북관계와 차이나리스크 등 우리 경제를 위협할 위험요소는 한 두가지가 아니다.

올해 세계 경제는 지난해보다 둔화된 4.2%(OECD, IMF전망)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유럽발 재정위기와 미국의 부동산 및 고용시장 부진 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글로벌 재정위기

유럽연합과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의 재정 건전성 악화는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부담 요인 중 하나다.

유럽발 재정위기는 아일랜드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에도 불구 여전히 시한폭탄을 안고 있고, 포르투갈과 스페인 등으로 위기가 전염될 가능성마저 있다. EU 내부의 불협화음 때문에 우리 정부의 대응책 마련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미국은 양적완화를 비롯한 확장적 거시정책과 재고조정에 힘입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고용과 주택시장 부진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

한국은행 해외조사실 김대기 팀장은 2일 "미국 재정건전화 추진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장기금리가 상승하고, 유럽의 재정위기가 국제금융시장의 주요 이슈로 계속 부각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율전쟁

지난해 전세계에서 벌어진 총성없는 환율전쟁. 원인은 미국과 유럽 등 각국의 어려운 경제사정에 기인한다.


소비와 투자부진, 실업난으로 고통받던 미국은 수출확대를 모색하며 세계경제의 불균형 주범으로 중국을 꼽았다. 이렇게 시작된 환율전쟁은 지난해 말 G20 서울정상회의를 계기로 봉합됐지만 올해 재점화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국이 지난해 11월 단행한 2차 양적완화 정책은 구석구석 여파를 미치고 있다. 풍부해진 달러 유동성이 원화 강세를 부추긴데다 우리나라와 주요 신흥국에는 급격한 자본유출입에 대한 경계경보가 내려졌다.

미국이 3차 양적완화를 실시하면 갈등은 더욱 깊어질 수 있다. 각국이 이미 은행세를 도입하기로 했고, 우리나라도 선물환 포지션 규제와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에 이어 거시건전성 부담금(은행세)을 부과하기로 했다.

◈국제원자재發 불안

국제 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도 우리 경제를 옥죌 가능성이 높다. 이미 국제유가는 배럴당 90달러대로 올라선데 이어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는 무연 보통휘발유의 가격이 1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구리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곡물가격은 지난해 가을부터 큰 폭으로 올랐다. 원당은 30년 만에 최고치라고 한다.

원자재 가격 고공행진은 미국의 양적완화 등 선진국의 과잉유동성에 기인한 것이다. 투자은행들이 싼값의 돈을 원자재 시장에 투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우리 정부의 올해 경제목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성장률 5%, 물가 3%''라는 목표치는 유가 85달러(두바이유 기준)를 상정한 것이기 때문에 국제원자재값 불안은 물가와 성장 모두를 위협할 수 있다. 국제유가가 10%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0.2%포인트나 영향을 받는다는 게 한국은행의 분석이다.

◈차이나 리스크

중국의 물가 상승시 우리나라 물가가 영향을 받는 이른바 차이나플레이션(Chinaflation)이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수입물가가 전년 동기보다 8.2%나 급등한 것도 차이나플레이션의 영향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국산 제품이 국내에서 광범위하게 쓰이면서, 중국발 경제불안이 국내경제에 직격탄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물가당국에 따르면 중국 물가가 1% 포인트 오르면 국내 소비자 물가에는 0.06%나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유가 상승보다 차이나 리스크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훨씬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5.1%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기록하며 28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한국은행은 "과잉유동성과 견조한 내수증가세, 인플레 기대심리 확산,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중국의 물가상승률이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이라며 "그러나 중국정부도 실물경제를 경착륙 시킬 정도로 과도하게 긴축정책을 구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연평도 사태를 계기로 북한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새삼 증폭됐다. 전면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 많지만, 핵전쟁까지 들먹이는 위협 속에서 북한 리스크가 장기화할 경우 국내 실물경제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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