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찾은 부산 중구 부산연안여객선터미널. 터미널 앞에서 기다리던 택시기사들이 가장 먼저 기자를 맞았다.
한 택시기사가 "거제도로 가는 여객선이 없어졌다"며 "택시로 거제까지 금방 갈 수 있다"고 여객선 중단운항 소식을 맨 먼저 알렸다.
혹시나 여객선 운항중단 소식을 모르고 찾은 손님을 모시기 위해 서성거리던 택시기사들도 대부분 허탕을 치고 있을 정도로 여객선 터미널은 적막했다.
거제 장승포와 옥포, 고현으로 가는 여객선 매표소에는 일제히 불이 꺼졌고, 대합실 좌석도 기다리는 사람없이 텅텅 빈 채, 운항 중단을 알리는 팻말만 덩그러니 터미널을 지키고 있었다.
연안여객선터미널이 문을 열고 지난 13년 동안 터미널 매점을 운영해온 업주도 이제는 손님 받기를 포기한 채 올 연말에 문닫을 날만 기다리고 있었다.
이 업주는 "옛날엔 주말에는 매진도 되고 할 정도로 손님도 많았는데, 손님이 점점 줄어들더니 이젠 아예 없어졌다"며 "방법이 없으면 이제 문을 닫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주)가고오고 소속 페가서스호는 이미 지난 13일 거가대교 개통식때 운항을 멈춘 상태. 결국 22일부터 부산에서 거제로 가는 뱃길은 모두 끊겼다.
거가대교 개통이 결정적이었다. 그동안 부산-거제 항로의 최근 3년간 하루 평균 이용객수는 560명 정도였으나, 거가대교가 개통한 이후에는 하루 이용객이 280명으로 급감했다.
선사들이 체감하는 이용객 감소추세는 더욱 심각하다.
청해진해운 관계자는 "정원 3백명의 여객선에 10명도 안되는 승객을 태울 때도 있다"며 "기름값도 댈 수 없을 정도로 적자가 심해 운항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객선사들은 일단 연말까지만 한시적으로 운행을 중단하고, 거가대교가 요금을 받는 다음달부터 운행을 재개할 계획이다. 하지만 사흘정도 운행해보고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폐업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여객선사들은 직원들에게 정리해고 통고까지 하고 문닫을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다.
서경해운 현재영 부장은 "이미 직원들에게 해고 통지서가 모두 나왔다"며 "1월 초순이 되면 다들 갈 길을 찾아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 부장은 "지난 2003년부터 이런 상황이 올 것을 예상하고 부산시와 경남도, 국토해양부 등 곳곳에 대책마련을 요구했으나 진전된 것이 하나도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여객선 종사자들은 최소한 여객선 한 두 척 정도는 공익목적을 위해 부산시나 경남도가 지원하는 준공영제 형태로 남겨두는 방안을 요구하며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하지만 부산시에서는 항로를 유지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이마저도 실현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