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도, 교단도 목회자 성문제 대처 미흡
지난 주일(19일) 예배에서 삼일교회 당회가 성추행 논란으로 물의를 빚었던 전병욱 목사에 대해 사임 결정을 내렸다.
이로서 몇 개월을 끌어온 대형교회 목회자의 성추문 사건은 일단락 됐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목회자에 의해 성폭력이 일어났을 때 교회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음을 확인시켜줬다.
시시비비를 가려 목회자를 치리해야할 교회공동체는 감추기에 급급했고, 사건이 세상에 드러난 이후에는 사임 처리를 질질 끌기에 바빴다. 7월과 11월 두 차례 전 목사가 사임서를 제출했지만 삼일교회 당회는 지난 19일에서야 이를 결정한 것이다.
또, 해당 노회는 피해자가 소장을 제출하지 않았다며 방관으로 일관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국장 남오성 목사는 "목회자 한 사람에게 너무 의존하는 한국교회의 문제가 드러난 것"이라며, "성도들은 목회자가 무너지면 자신들까지 무너지는 줄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목회자 성 문제, 드러내놓고 해법 찾아야
영향력 있는 목회자 한 사람의 윤리적 추락이 한국교회에 상당한 충격을 안겨준 가운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감추기에만 급급했던 교회 내 성폭력 문제에 대한 해법을 드러내놓고 논의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지난 20일 명동 청어람에서 ''목회자 성(性)윤리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목회자 성범죄 실태와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발제를 맡은 기독교여성상담소 박성자 소장은 "기독교여성상담소 상담접수 현황을 보면 98년 7월부터 2003년 6월까지 교회 내 성폭력 사건은 91건, 이 중 목회자에 의한 사건은 무려 84건에 이르렀다"며, 심각한 수준임을 강조했다.
더 큰 문제는 교단 스스로 목회자를 징계한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박성자 소장은 "범죄를 저지른 목회자를 치리해야할 교단이 아무 역할을 하지 않지 않는 것이 큰 문제라며, 교단 내 전담기구가 마련돼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한다고 지적했다.
성 범죄자 처벌에 대한 기준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제라도 교회가 사회의 상식으로부터 너무 동떨어지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고 자정기능 회복에 나서야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