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조리 가루로 만들어 버릴 것" 해병장병 수기 공개

"서로 챙겨준 중대원들 고맙고 자랑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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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사령부는 지난 11월 23일 발생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전투에 참가했던 장병들의 수기를 1차로 종합해 14일 공개했다.

해병대에 따르면 현재까지 종합한 수기는 초고 상태이지만 당시 긴박했던 상황이 진솔한 언어로 꾸밈없이 담겨져 있다.

해병대는 이 중 장병 12명의 수기내용을 우선 공개했다.

당시 K-9 대응사격을 지휘했던 7중대장 김정수 대위는 "적의 기습 포격으로 타격을 받은 중대가 목숨을 걸고 서로 챙겨가며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임무를 수행해 준 중대원들이 너무 고맙고 자랑스럽다.적이 추가도발 한다면 모조리 가루로 만들어 버리겠다"고 쓰고 있다.

적의 피격을 받고 귀가 파편에 맞아 피를 흘리는 가운데서도 포반원들을 신속히 대피시키고, 자동사격이 불가능하자 수동으로 사격에 가담했던 3포반장 김영복 하사는 "맞고만 당할 수 없어 억울하고 분노에 차올라서 신속히 탄을 준비해 반자동임무로 사격에 가담했다"면서 "솔직히 무섭기도 했지만 포반원을 살리고 싶었다"고 썼다.

3포 사수인 정병문 병장은 적의 포격이 포상에 떨어졌을 때 귀가 들리지 않는 상황에서 포 안으로 서로 대피시키며 "다른 포반의 사격에 우리도 보탬이 되고 싶었다.그래서 수동으로 방열해 사격을 실시했다"면서"당황하지 않고 멋지게 대응했다"고 밝혔다.

조종병인 박태민 상병은 휴가를 가려다 적의 포격이 발생하자 곧바로 복귀,휴지통으로 물을 퍼 날라 화재 진압을 도왔고, 허겁지겁 자신을 찾아 무사한 모습을 보고 포옹해 준 포반장과 함께 임무를 수행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연평도 포격 당시 연평도 소속 장병 중에는 2명의 전사자와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었다. 당시에 이들은 모두 의무실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은 후 수도통합병원으로 후송됐다.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도 의무실 주변에는 11발의 적 포탄이 떨어지는 절대적인 위기가 있었다.

이 과정에서 의무실에서는 또 다른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의무실에 소속한 이재선 하사는 "당시 의무실은 드라마에서 보던 처참한 전쟁 현장이었고,부상당한 해병의 환부를 찾아 군화를 벗겨보니 담겨있던 피가 쏟아졌다"며 고 당시의 참혹했던 상황을 적었다.

그는 2차 폭격으로 다시 대피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대피하지 않고 환자의 손을 잡아주고 있던 한 해병의 모습도 기록하고 있다.

연평도에서부터 환자를 후송하며 수도통합병원까지 다녀온 의무병 윤성문 이병은 "(수도통합)병원 로비에서 본 환자 가족들의 모습은 너무도 슬퍼보였고, 그분들에게 미안하다고 느꼈다"고 쓰고 있다.

문 이병은 "우리가 더 강해져야 북한의 위협을 안 받고 우리 땅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전입한지 3개월이 된 의무병 강병욱 이병은 적의 1차 포격이 있은 후 의무실은 환자들로 가득 찼고, 포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나도) 살고 싶었지만 환자를 살려야한다는 마음에 모두 대피하라는 방송도 무시한 채 환자를 치료했다"고 적었다.

강 이병은 "환자 후송을 위해 들 것을 창고에서 들고 와야 할 때는 싫었지만 발은 벌써 창고 쪽으로 가고 있었다"며 당시의 심정을 기록했다.

그는 또 "하얀 천으로 덮여 있는 문광욱 일병을 앰뷸런스에 실을 때는 그를 살리지 못해 죄송했다"고 당시의 참담했던 마음을 적었다.

의무실에서 피로 얼룩진 부상자의 손을 잡고 "기도 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는 하승원 대위(목사)와 긴박한 상황에서 모두를 대피시켰으나 근무에 진입했던 3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아 애를 태웠던 한훈석 상사, 포탄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군종목사와 함께 화재 진압에 몸을 던졌던 백종협 병장의 모습 등 본부지역의 사연들도 담겨있다.

민간인을 살리고, 후송하는데 전력을 다했던 인사팀의 당시 모습은 인사과 안준오 중사의 수기에서 볼 수 있다.

연평어린이집의 유아들과 교사들을 대피시키고, 대피시설에 긴급물자를 파악해 지급하는 등의 활동을 한 그들은 "우리는 포격의 순간에 최소한 자신의 안녕을 위해 자세를 숙이지는 않았다"며 "전투 현장에는 사기충천한 연평부대원이, 불타는 마을에는 인사팀이 있었다"고 적었다.

기상반장 신용한 중사의 수기에는 1차 포격 도발 당시 K-9 자주포 포상을 촬영한 정훈장교의 긴박했던 상황도 묘사돼 있다.

해병대사령부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당시의 전투상황을 기록한 수기를 책으로 엮어 장병 교육용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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