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서남표)은 8일 신소재공학과 이건재 교수팀이 압전특성이 우수한 세라믹 박막물질을 이용해 심장 박동, 혈액 흐름과 같은 미세한 움직임으로도 전기를 만들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유연한 나노발전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압전특성이란 가스레인지의 점화스위치 작동원리와 같이 압력이나 구부러짐의 힘이 가해질 때 전기가 발생되는 것을 말하는데,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구조를 가지는 세라믹 물질들이 높은 효율을 나타내지만 깨지기 쉬운 성질 탓에 유연한 전자 장치로의 활용이 불가능했다.
이 교수가 2004년 세계 최초로 공동 발명한 ''고성능 단결정 휘어지는 전자소자''를 토대로 세라믹 나노박막물질을 유연한 플라스틱 기판 위에 옮겨 외적인 힘이 주어질 때마다 신소재 압전물질로부터 전기를 얻을 수 있도록 한 게 이번 기술의 핵심이다.
나노기술과 압전체가 만나 만들어지는 나노발전기술은 전선과 배터리 없이도 발전이 가능해 휴대용 전자제품 뿐만 아니라 몸 속에 집어넣는 센서나 로봇의 에너지원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응용기술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활용영역이 넓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건재 교수는 "미세한 바람, 진동, 소리와 같이 자연에서 발생되는 에너지원과 심장 박동, 혈액 흐름, 근육 수축·이완과 같이 사람 몸에서 발생되는 생체역학적인 힘을 통해 전기를 생산할 수 있게 됨으로써 꿈의 무공해·무한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며 "이 나노발전기술의 회로구조를 변형하면 LED발광도 이루어 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과학기술(NT)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11월호 온라인 판에 게재됐고, 국내·외에 특허 출원됐으며, 이 교수팀은 논문의 공동저자로 참여한 미국 조지아 공대 왕종린(Wang, Zhong Lin) 교수팀과 동물 이식형 나노발전기 생체실험을 후속 연구로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