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뉴스] 서울대생의 연이은 자살에 왜 언론이 주목할까?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시원히 짚어 준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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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학생이 제적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잊을만 하면 발생하는 서울대 학생의 자살 사건 올들어 벌써 네번째라고 한다.

지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5년 동안에도 서울대에서는 매년 1~3명의 학생과 강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다.

자살 문제가 심각해지자 서울대는 지난 2008년부터 24시간 상담전화를 운영하는 등 예방대책에 골몰하고 있지만 오히려 자살률은 급증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래서 [Why 뉴스]는 ''장래가 촉망되는 명문대생이 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지?''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서울대생의 자살이 예년보다 늘어난 것인가?

= 그렇다. 지난해까지 최근 5년 동안 서울대에서는 매년 1~3명의 학생과 강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는데 올 들어서는 학생만 4명이 자살했다.

서울대 수의과학대에 재학중이던 이 모(24) 씨는 지난 16일 자신이 거주하는 오피스텔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오른쪽 목이 예리한 칼에 베여 피를 흘린 채 누워 있었는데 경찰은 자살로 인한 과다출혈로 판정했다.

이 씨는 2004년 서울대 공과대학에 진학해 3학년까지 다녔지만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2007년 수능에 재응시해 2008년부터 서울대 수의과대학에 재학해왔다.

이후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자주 결석했고 같은 과 학생들과도 어울리지 않았던 이씨는 결국 지난 학기 네 번째 학사경고를 받고 올 여름 제적처분을 받았다.

경찰은 술을 마신 이 씨가 제적에 따른 심리적 압박을 이기지 못해 충동적으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대 학생의 자살 사건은 올 들어 네 번째다.

지난 4월에는 자연대 박사과정 대학원생 박 모(35) 씨가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승용차 안에는 타다 만 번개탄과 가스버너가 발견돼 경찰은 박 씨가 연기에 질식해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박 씨는 오랫동안 우울증에 시달려 왔으며 몇해 전에도 자살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우울증이 원인인 것으로 보여진다.

▶서울대생의 자살 이유가 성적비관이나 우울증 등이 대부분인가?

= 꼭 그렇지만은 않다. 최근 발생한 이 모 씨 자살 사건은 제적을 당했다는 비교적 분명한 정황이 있는 경우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지난 5월 서울대 대학원 기숙사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 대학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생 정 모(23) 씨는 경찰 조사결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될 뿐 자살의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정 씨는 2006년 서울대 법대에 입학해 올해 2월에 졸업했다. 곧바로 이 대학 로스쿨에 진학한 정 씨는 지난해 10월 말 서울대가 발표한 서류 전형 우선 선발 대상 60명에 포함되었을 정도로 성적이 뛰어났다.

지방 출신인 정 씨는 가정 형편이 좋지는 않았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전교 수석을 놓친 적이 없었다고 한다. 정 씨는 학부 시절 학내 월간지에서 3년간 학생 기자로 활동했고 2008년에는 편집장까지 지냈다. 또, 교환 학생으로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에 다녀오는 등 전공인 법학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정 씨는 평소 장래 헌법재판소 연구관이 되거나 대학 강단에 서겠다는 포부를 밝히는 등 미래에 대한 꿈이 확실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학생이었다고 한다.

국내 최고 대학의 법대를 다니면서 대외 활동도 적극적으로 했고, 졸업 직후에는 우수한 성적으로 로스쿨에 진학한 정 씨가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는 미스터리다.

▶우리나라 언론이 서울대생의 자살에 특히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뭔가?

=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단순하게 접근해보자면 평범한 청년이 자살할 때보다 서울대생이 자살할 때 바라보는 이들이 느끼는 슬픔의 강도가 더 크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예를 들어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비롯해 전통적인 비극의 내용을 살펴보면 주인공들이 대부분 높고 고귀한 신분의 인물이 비참하게 전락해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전락해가는 최종 종착역은 자살이나 타살 등이 대부분이고 이들은 죽음 직전까지 잔인한 운명에 맞서 벗어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이처럼 자신보다 나은 사람이 역경을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다가 죽음이라는 큰 불행을 맞이하는 것을 볼 때 큰 슬픔을 느낀다.

물론 서울대생을 과거 귀족이나 왕에 비유할 수는 없겠지만 젊은 나이에 탁월한 학업적 성취를 이룬 선택된 그룹인 것만은 분명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온 것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에 이들의 죽음을 바라보면서 비극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되고 그래서 언론도 큰 관심을 보이는게 아닐까 생각한다.

▶서울대생의 자살이 늘어나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건가?

= 서울대 대학생활문화원이 2009년 8월 졸업예정자 및 2010년 2월 졸업예정자 3,713명 중 72.6%인 2,697명의 의견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대학 생활에서 느끼는 가장 큰 문제는 ''진로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학업 문제''와 ''적응 문제'' 순으로 고민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자살한 이 씨의 경우 공과대학을 그만두고 수의과 대학으로 옮기는 등 진로에 혼선을 겪었고 제적 당할 정도로 학업 성적이 저조한 문제, 그리고 자수 결석하고 같은 과 학생들과도 어울리지 못한 학교 생활 적응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적응 문제'''', ''''진로 문제'''', ''''대인관계 문제'''', ''''정서 문제'''', ''''실존 문제''''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고민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성문제''''에 대해서는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더 힘들어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1학년 때는 역시 ''''적응 문제'''', ''''대인관계 문제'''', ''''성격 문제'''' 등으로 힘들어하는 있고, 3학년 때는 ''''학업 문제'''', 4학년은 ''''진로 문제''''와 ''''경제적 또는 현실적 문제''''에 대한 고민이 컸다.

재외국민이나 국외에서 성장기를 보낸 학생들의 학업 및 적응 문제는 준데 반해 농어촌 특별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경우 ''''적응 문제''''와 ''''학업 문제''''를 다른 학생들에 비해 더 많이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에 갖고있던 고민이 깊어지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되는 것이 자살이라면 이를 해결할 방도는 없는건가?

= 우리나라의 자살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24.3명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정부에서도 자살예방종합대책을 시행하는 등 자살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는 있지만 쉽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

서울시 보라매병원 정신과 최정석 서울의대 교수는 "자살 원인은 개인의 심리적, 생물학적 요인과 사회 환경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며 "원인이 매우 다양하고 복잡해 예방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은 충동적으로 자살 행동을 하기도 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절망감 속에 자살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도 하기 때문에 주변인의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최 교수는 "자살 시도자 중 50% 이상은 자살시도 이전에 자살에 대해서 스스로 의사 표현을 한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평소에 자살 징후가 있는 학생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 필요하지 않겠나?

= 서울대 대학생활문화원은 지난 2008년 3월 ''''서울대인을 위한 24시간 상담전화 스누콜(SNU CALL)''''을 개통했다. 자살이 더 이상 개인적인 문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학교의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문제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스누콜''''이 개통된 이후 1년에 3천통이 넘는 전화가 걸려왔고, 현재도 1주일에 20~30건의 전화가 오고 있다.

상담 내용중에 특히 최근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문제 가운데 하나는 대인 관계다. 상담 센터를 찾는 학생들 다수가 대인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호소한다.

전문가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에 고통스러운 순간을 견디고 적극적으로 외부에 도움을 청하는 것이 좋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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