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구조대는 현지시각으로 12일 밤 11시20분(한국시각 13일 오전 11시20분) 구조용 캡슐 ''불사조''호를 구조용 갱도를 통해 광부들이 매몰된 지점으로 내려 보냈다. 캡슐이 지하 622m 매몰지점까지 도달하기에는 왕복 40여분이 소요된다. 따라서 매몰 광부들은 자정을 전후해 68일만에 지상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캡슐에는 수석구조대원인 ''곤잘레스''씨가 탑승해 매몰지점에 도착한 뒤 광부 33명의 상태를 확인한 뒤 구조순서를 최종확정한다. 건강이 양호한 광부들이 맨 처음과 맨 마지막으로 구조되며 고령자나 질병이 있는 광부들이 중간에 구조된다.
칠레 정부가 발표한 구조 예비순서에 따르면 플로렌시오 아발로스(31)가 최초로 구조될 예정이다. 아발로스는 매몰광부들을 캠코더로 촬영해왔으며 동생인 레난도 함께 매몰돼 있다. 두 형제는 4개월 전 포도농장에서 탄광으로 온 ''신참 광부''이다.
구조현장에는 현재 세바스찬 피네라 대통령과 광업부장관 등 정부 주요인사들이 집결해 구조작업을 주시하고 있으며 칠레 국내방송은 물론 CNN과 BBC 등 해외 유수의 방송사들이 생중계를 하고 있다.
이에 앞서 칠레 구조대는 이날 밤 8시부터 구조 예행연습에 들어갔다. 연습과정에서 별다른 문제는 없었으나 캡슐의 출입문이 일부 부서져 한때 구조가 늦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지만 다행히 즉시 수리돼 예정대로 구조작업에 들어갔다.
◈ 어떻게 구조되나
구조용 캡슐이 매몰 갱도에 도착하면 정해진 순서에 따라 광부들이 한사람씩 캡슐에 탑승한다. 캡슐에는 지상으로 올라오는 동안 산소를 공급하기 위한 산소탱크 등이 비치돼 있다. 캡슐이 지상으로 올라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20여분 정도.
현장에는 구조갱도(''플랜A'') 외에도 예비 갱도가 두 개 더 있다. ''플랜B''와 ''플랜C''로 불리는 예비 갱도는 지상에서 광부들의 피신지점까지 직접 이어진 ''플랜A'' 갱도와는 달리 채탄갱도와 연결돼 있다. 채탄갱도를 통해 광부들의 피신지점에 접근할 수 있다. 칠레 구조대는 ''플랜A'' 갱도에 문제가 생길 경우 예비갱도를 활용해 매몰광부들을 구조할 계획이다.
일단 광부들이 구조돼 지상으로 올라오면 현장에서 건강상태를 간단히 확인한 뒤 인근 도시인 ''코피아포''의 병원으로 후송돼 정밀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의료진들에 따르면 매몰 광부들은 622m 지하에서 두달 넘게 매몰돼 있었던 만큼 갑자기 지상으로 올라올 경우 기압과 온도차 등에 따라 몸에 이상이 올 수도 있다. 매몰지점의 온도는 섭씨 33도 정도지만 지상의 온도는 서리가 내릴 정도로 차다.
또한 암흑상태의 갱도에서 벗어나 갑자기 지상으로 올라왔을 때 안과적인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구조작업이 한밤중에 진행되는 이유도 이같은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이다. 병원의 정밀검진도 영화관처럼 ''암흑''상태에서 진행된다.
또한 기압차에 대비하기 위해 매몰광부들은 지난 일요일부터 혈액응고 방지용 아스피린을 복용해왔으며 미국 NASA가 제공한 특수 기압복과 양말 등을 착용하고 특별유동식을 섭취해왔다.
칠레 의료진들은 "일부 광부들이 지하의 습한 환경에서 호흡기 계통 질병과 당뇨병 증세를 앓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건강하다"며 "다만 폭 60cm에 불과한 캡슐 속 환경에서 폐소 공포를 느낄 수 있다는게 우려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