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광고戰'' 나선 현대그룹…왕회장 위임장 공개

"위임장, 현대그룹에 대한 적통성 보여줘"

현대건설 인수를 두고 현대자동차그룹과 맞붙은 현대그룹의 공세적 광고에 대해 업계의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그룹은 최근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과 고 정몽헌 회장이 등장하는 TV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현대건설, 현대그룹이 지키겠습니다"란 TV광고에는 정몽헌 회장인 4,400억 원의 사재를 출연해 현대건설의 회생을 도왔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2000년 당시 유동성 위기에 몰린 현대건설을 회생시키기 위해 정몽헌 회장이 출연한 사재는 4,400억 원에 훨씬 못 미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무상 소각한 현대건설 보유주식 8천여만 주(4,400억 여원 상당) 가운데 정몽헌 회장 보유지분은 2천여만 주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정주영 명예회장(5천여만 주)과 계열사(900만여 주) 지분이어서 엄격히 말하면 4,400억 원이 모두 정몽헌 회장의 사재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현대그룹은 4일 해명자료를 내고 "현대건설 유동성 위기 당시 정몽헌 회장이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모든 재산권 처분 및 행사를 위임받아 현대건설 회생을 위해 사재를 출연했기 때문에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사재출연분도 정몽헌 회장의 사재출연으로 표현하는 것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히며 위임장 사본을 공개했다.

현대그룹은 이와 함께 "이 위임장이야말로 현대그룹에 대한 적통성이 현대그룹에 있음을 명백하게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그룹은 이날 24개 중앙일간지 일면에 ''세계 1위의 자동차 기업을 기대합니다''란 제목의 광고를 게재했다.

누가 봐도 현대자동차를 겨냥한 것임이 분명한 이 광고에는 "왜 외국 신용평가사는 자동차 기업의 건설업 진출을 우려할까요? 왜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들은 주주와 노조의소리에 귀 기울일까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자동차 강국으로 기억되는 대한민국, 현대그룹이 함께 응원합니다"란 문구에서는 자동차에나 집중하라는 은근한 충고가 느껴진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에 대해 "타 기업의 광고에 대해 뭐라고 할 얘기도 없고 이에 대한 대응 광고를 낼 계획도 없다"며 "인수 여부는 광고가 아닌 시장 논리에 따라 결정되는 것 아니겠냐"고 담담한 태도를 보였다.

앞서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은 지난주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인수의향서를 제출했으며 채권단은 오는 11월 12일 본입찰을 실시한 뒤 올해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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