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자율줬더니 ''영·수'' 편중 심화

도덕 등 비선호 과목 대폭 줄여 영어·수학시간으로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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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성과 창의성을 앞세운 정부의 ''2009 개정 교육과정'' 적용을 앞두고 일선 중학교에서 영어와 수학 수업시간을 크게 늘리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전국의 중학교 10개 가운데 7개교는 영어 수업시간을 늘리는 것을 계획하고 있고, 10개교 중 6개교는 수학시간을 늘리려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0개 학교중 3개 학교는 도덕이나 기술·가정, 정보, 한문 등 비선호 과목 수업시간을 줄이려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사실은 교육과학기술부가 6일 발표한 ''전국 중학교의 2011학년도 교과별 수업시수 조정계획 현황''에서 나타났다.

현황 조사내용에 따르면, 전국 중학교 가운데 30%는 도덕과목의 수업시수를 10~20% 범위로 감축하고 기술과 가정은 39%의 학교가 감축을 고려하고 있으며, 정보와 한문 등 선택과목은 59%의 학교가 수업시수를 감축하려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신, 전국 중학교의 70%는 영어 수업시간을 늘리고 57%의 학교는 수학시간을 늘리려 계획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전국 중학교가 영어와 수학시간을 어느정도 늘릴 지 여부는 이번 조사에서 빠졌다.

이같이 전국의 중학교가 비선호과목을 포기시키고 영어·수학 중심으로 수업시간을 개편하려는 것은 2009교육과정 개편에 따라 학교장이 전 수업시수의 20% 범위내에서 자율적으로 수업시간을 조정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는 ''2009 교육과정 개정''이 자율운영이라는 명목으로 ''국영수 중심의 입시교육을 증대시켜 결국 학교 현장을 ''입시기관화'' 할 것이라는 당초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전교조 등 교육단체는 "학교가 20% 범위에서 수업시수를 자율적으로 편성하게 되면 입시를 대비해 학교 현장이 국·영·수 위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해왔다.

실제로 전국의 중학교에서는 체육과 음악, 미술 등 예체능과목도 10%내외에서 수업시간을 줄이려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교과부 김숙정 교육과정기획과장은 이에대해 "동아리 활동과 자율활동, 진로활동 등을 통해 학생 스스로의 창의적 체능활동을 늘렸기 때문에 체육, 음악, 미술 시간은 줄지만, 교육내용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국 중학교가 영·수 중심의 교육체제로 전환할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영·수 교사와 비선호 과목 교사의 교원수급문제가 현실화 될 공산이 높아지고 있다.

김숙정 과장은 "전국적으로 교과별 교원 수급현황을 조사하고 복수(부전공)자격증 소지자활용, 복수(부전공)자격 연수기회 확대, 순회교사제 활성화 등 시·도 교육청별로 대책이 마련돼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영배 전교조 참교육실장은 "국·영·수 편중과 비주류 과목 축소로 교사부족현상이 발생해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물리 교사가 화학을 가르치거나, 지리 교사가 윤리를 가르치는 일이 빈번해지는 등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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