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그러진 상아탑 - 전북 일부대학 외국인 유학생에 학위장사

[일그러진 상아탑 ③] - 대학 자정과 자구 노력으로 품격 높여 활로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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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터디 코리아 프로젝트''.

외국 우수 인적자원을 개발해 활용하고 고등교육의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취지아래 올해까지 외국인 유학생 10만명, 2012년까지 12만명을 유치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지난 2004년 정부가 수립한 계획이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정책은 신입생 모집에 허덕이는 기준미달인 일부 대학들의 구미를 끌면서 당초 취지를 벗어나 엇박자를 내기 시작했고 곳곳에서 불법 사례가 표출됐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스터디 코리아 프로젝트 실시 이후 지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3년간 국내 전체 유학생 수 7만여명 가운데 8천여명이 학교를 이탈했으며, 2년제 대학의 경우 세 명 중 한 명이 불법 체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수치가 공식적인 통계임을 감안할 때, 또 이탈을 하지 않고 대학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수업을 받지 않고 직장생활을 하는 ''유령'' 유학생까지 더해진다면 그 숫자는 크게 늘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외국인 유학생 제도가 불법으로 얼룩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본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대학 스스로의 자정노력이 앞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 한나라당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박영아 의원은 "대학이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해 아무런 준비없이 무조건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할 경우, 대학의 품격을 스스로 떨어뜨리게 되고 또 얼마 지나지 않아 교과부 등 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게 되면서 더욱 심한 재정난을 맞게 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대학이 좀더 긴 안목을 가지고 어학연수 프로그램이나 외국인 유학생 생활관 등 복지분야에 눈을 돌린다면 본래 취지를 살리면서 대학도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노력을 기울이는 대학도 적지 않다.

경북 경산에 위치한 대구 미래대학의 경우 외국인 유학생의 대다수를 중국 서안에 위치한 한 자동차 대학과 MOU 체결을 통해 교환학생 형태로 이 대학에서 유학생을 유치한 뒤 중국대학과 한국 대학에서 동시에 학위를 수여하는 ''복수학위''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 대학 국제교류원에서 외국인 유학생과 관련한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신지은씨는 "우리대학도 외국인 유학생 이탈 등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4년전부터 복수학위(중복학위) 제도를 통해 외국인 유학생의 대다수를 유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씨는 특히 "유학의 필요성을 느끼는 학생들 만을 선별해 유치해오다 보니 이탈률은 이제 제로를 기록하고 있으며, 학교를 졸업한 유학생들의 상당수는 국내 4년제 대학에 편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대구 가톨릭 대학에서는 지난해부터 대학의 배려 아래 ''외국인 학생회''가 발족돼 유학생들의 권익을 증진하는 동시에 상호 교류와 정보교환의 통로 역할을 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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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학생회'' 초대 회장을 맡은 중국인 유학생 옌쯔롱(24)씨는 "학교에 점차 외국인 유학생이 늘면서 학생회의 필요성을 느꼈고 이런 의견을 학교측에 전달한 결과 학생회실 공간과 컴퓨터 등을 지원받아 어엿한 학생호가 꾸려졌으며, 특히 수업시간 이외의 과외활동 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이같은 대학 차원의 노력에 더불어 교육과학기술부와 법무부 출입국 관리 사무소 등의 좀 더 적극적인 관리감독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높다.

전북 전주의 한 대학 교수 A씨(51)는 "규제 완화를 들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관한 모든 일을 대학에 일임한다면 대학들이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고양이에게 생선 맡긴 꼴이 될 것"이라며 "제도가 정착될 때까지 외국인 유학생과 대학에 대한 교과부와 출입국 관리사무소의 보다 깐깐한 관리감독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교육과학기술부는 4년제 대학의 경우는 한국어 능력시험 4급이상, 그 밖의 학교에 대해서는 3급 이상을 가진 유학생을 선발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이같은 권고사항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교육역량 강화사업 등과 연계해 해당 대학에 불이익을 주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스스로 품격을 높이는 자정과 자구 노력에 더불어 ''당근과 채찍''을 병용하는 관계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관리 감독 의지가 뒤따라 줄 때만이 ''스터디 코리아 프로젝트''는 본래 취지를 살리면서 국내 대학에서 제대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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