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인생을 알았어요."
항상 쾌활한 모습으로 밝은 연기를 펼쳐 온 윤해영이 ''이혼 경험''에 대해 짖굳게 묻는 기자들에게 건넨 간단하지만 깊이있는 대답이다.
탤런트 윤해영이 1년 3개월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다. 그간 힘든 시간을 보낸 윤해영이 ''도약''으로 선택한 작품은 배신한 남자에게 처절한 복수를 감행하는 내용의 SBS TV 금요드라마 ''다이아몬드의 눈물''(극본 한준영, 연출 홍창욱).
사실 1년 3개월의 공백은 연기자에게 그리 긴 시간이 아니지만, 이 드라마 출연 윤해영에게 어느 때보다 값진 복귀다. 14일 오전 SBS 일산제작센터에서 만난 윤해영은 "쉬는 동안 연기자가 천직이고, 다시 시작하면 예전보다 더 잘 할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며 차분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복수 결심, 실행과정은 단순하지 않아
''다이아몬드의 눈물''에서 윤해영은 사랑하는 남자에게 배신당한 뒤 복수하는 손인하 역을 맡았다. 얼핏 멜로드라마의 전형적 설정으로 보이지만, 복수를 결심하고 실행하는 과정은 좀 복잡하다. 연인(김성민)의 배신으로 친어머니와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를 잃고 기억상실증까지 걸리기 때문이다. 윤해영 스스로도 "실제로 남자 때문에 자식과 부모를 한 번에 잃는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손을 불끈 쥘 정도로 인물에 몰입해 있다.
사실 손인하는 여배우들이 한 번쯤 꿈꾸는 역이지만, 정작 배우 자신에게는 ''쓰라린'' 역할이기도 하다. 감정선을 놓치지 말아야 하고 사랑부터 배신, 복수의 과정을 단계별로 연기해야하는 이유에서다.
"원래는 밝은 성격인데 인하에게 젖으려고 노력 중"이라는 그는 "상대역인 김성민씨도 예전과 다른 내 모습에 당황한다"고 전했다. 실생활에서도 이를 악물고 인하에게 빠져드려는 이유는 "이렇게라도 마음을 다잡지 않으면 힘들 것"은 앞 선 걱정 때문이다.
지금까지 맡아 온 역할과 차이가 커 부담과 긴장이 교차하는 것도 그의 걱정을 가중시키는 요인. 주변에서도 "강한 역할을 할 수 있겠냐"며 우려를 보내지만, 정작 본인은 "이제 나이도 있고 인생역경도 겪었으니 충분히 (기존 연기와는) 다르게 표현할 수 있다"며 일갈할 뿐이다.

이 드라마의 특징 중 하나는 등장하는 여자들간에 ''동료의식''이 형성된다는 것. 한 남자를 두고 얽힌 여자들인 홍은희(진가희 역), 이선진(허현자 역)이 윤해영과 함께 복수에 합승하면서 여성 시청자에게 묘한 재미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
화제작 ''청춘의 덫''과의 비슷하다는 우려
아직 드라마가 공개되지 않은 까닭에 심은하 주연의 드라마 ''청춘의 덫''이 연상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특히 남자의 배신과 아이의 죽음 뒤 여자가 복수에 나선다는 설정은 실제로 ''청춘의 덫''과 유사하다.
이를 두고 윤해영은 "비슷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극 중 인물들을 비교해서 생각해보지는 않았다"고 했다. "각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느냐, 어떤 연기를 펼치느냐에 따라 ''청춘의 덫''과의 비교하는 말들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오는 23일 첫방송하는 ''다이아몬드의 눈물''은 매주 2회 연속 방송된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이해리기자 dlgofl@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