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발생 초기 ''물음표''였던 북한 관련설이 국제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 발표를 계기로 북한의 어뢰 공격이었다는 ''느낌표''로 바뀌었고, 향후 안보리 차원의 對北 대응조치가 이뤄지면 하나의 ''마침표''가 찍히게 되는 셈이다.
이제 ''마침표''를 제대로 찍는 일이 중요한 숙제가 됐다. 이는 한.미 공조차원에서 추진되는 독자적, 양자적인 대북 제재조치와는 별도로 천안함 침몰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점을 국제사회로부터 확실히 공인받는 일이다.
구체적으로는 천안함 사건에서 한 발 물러나 팔짱을 끼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동참을 이끌어 내야 한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북한의 도발적 행동을 강력히 규탄하고, 북한으로부터 사과와 재발방지의 약속을 받아내는 것을 ''마침표''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천안함 사태가 현 단계에 이르기까지 지난(至難)한 과정을 거듭했던 것 만큼이나 앞으로도 넘어야 할 장애물이 한 두개가 아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여전히 ''물음표''에 머물러 있고, 북한은 천안함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강변하면서 안보리 논의가 진행될 경우 초강경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천안함 사건과 6자회담 재개 못지않게 이란의 핵프로그램에 대한 안보리 추가 제재를 위해 중국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대북 강경일변도로 치달았던 우리 정부도 한나라당의 참패로 이어진 6.2 지방선거의 표심을 외면할 수 없는 만큼 대북 대응수위를 조절해야 할 형편에 놓였다.
미국의 유력신문인 워싱턴포스트는 5일 "한국민들은 천안함 사태에도 불구하고 지방선거를 통해 북한과의 대결보다는 이성적 대응을 선택했다"면서 이명박 정부의 차분한 대응과 자제를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동상이몽(同床異夢)일 수도 있겠지만 어떻게든 천안함 마침표를 찍어야 하는 한.미 양국은 일단 한미연합 해군훈련의 축소 연기를 결정했다. 서해상에서 실시되는 대북 무력시위가 자칫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서다.
이와 함께 안보리 차원의 천안함 대북 대응에서도 법적 구속력이 있는 제재나 규탄결의안 보다는 구속력이 없는 의장성명 채택을 추진하는 쪽으로 한.미가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국의 이같은 전략은 포괄적 대북제재 조치인 안보리 결의 1874호가 이미 가동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제재가 실효적이지 못한데다 중국과 러시아가 제재에 반대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들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한 실리적 접근법이라고 할 수 있다.
솔직히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제재에 미온적 입장을 고수할 경우 안보리의 천안함 논의 과정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일각에서는 구속력이 떨어지는 안보리 의장성명으로 천안함 사건이 종결된다면 결국 ''부실한 마침표''로 끝을 맺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천안함 사건의 안보리 회부는 ''외교적'' 해법을 찾기 위한 일종의 ''출구전략''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전쟁을 두려워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전쟁을 원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바로 지금은 천안함 사건으로 고조된 한반도 긴장상황을 진정시키면서 동시에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정치적, 상징적, 도덕적 메시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우리의 외교적 역량이 요구되는 시점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