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음''이란 손가락으로 바위 뚫듯이 피나는 노력"

판소리 각 바탕 중 백미 대목으로 꾸미는 ''득음(得音)-5대 명창 눈대목''

"본인이 득음의 경지에 올랐다고 느껴본 적은 두어번 정도로 거의 없습니다. 득음이라는 말 자체가 어려운 말이고, 지금도 (노래) 공부중입니다."


판소리의 산증인이자 인간문화재로 칭송받고 있는 내로라하는 소리꾼들이 한자리에 모여 ''득음(得音)-5대 명창 눈대목'' 공연을 펼치지만 정작 이들은 스스로 아직 득음의 경지에 오르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평생을 판소리와 동고동락해온 명창 성우향, 성창순, 박송희, 송순섭, 안숙선이 오는 6월7일부터 11일까지 삼성동 중요무형문화재전수회관에서 차례대로 판소리 무대에 오른다. 완창 무대가 아닌 주요 대목만 선보이는 눈대목 공연으로 각자의 제자들과 함께 1시간 30분가량 무대를 꾸민다.

판소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중요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으로 선정된 세계적인 무형문화유산이다. 하지만 정작 우리 국민들, 특히 젊은 세대들에게는 낯설고 친근하지 못한 공연, 음악으로 치부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공연을 앞두고 충무로 한국의집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이들 판소리의 대가들은 이에 대해 저마다 아쉬움을 토로했다.

안숙선 명창(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병창 예능보유자·61)은 "판소리를 서양 음악처럼 어릴적부터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교육도 필요하다. 이번 공연은 5일간 판소리 축제처럼 펼쳐지는데 지속적으로 계속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많은 젊은이들이 외면하는 반면 열심히 하려는 제자들도 많다. 하지만 발표의 장이 없어 안타깝다"고 운을 뗐다.

성창순 명창(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예능보유자)은 "다같이 모여 이런 공연을 하는 것은 처음은 아니지만 자주하고 싶다. 세월이 아쉽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송희 명창(83)은 "삼강오륜 등 훌륭한 덕목이 들어있는 판소리가 점점 뒤로 물러나는 느낌이다. 들을 기회조차 없어져 등지게 되는 것 같다. 무엇이든 자꾸보고 들을수록 매력을 느낄 수 있듯이 판소리의 매력을 젊은 사람들에게 심어주고 싶고 널리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연의 유일한 남성 소리꾼 송순섭 명창(74)은 "물방울이 하나씩 떨어져 바위가 패이듯이 득음은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는 것처럼 피나는 노력의 결과물이다. 득음의 경지는 개인마다 다르다"며 "판소리가 고사성어로 이루어져 한글 위주, 영어교육이 일반화된 신세대들이 알아들을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또, "외국 작품은 대서특필하는데 국가문화재는 홀대하고, 무형문화재의 별세 소식도 작게 처리되고 있다. 우리들이 체면 유지할 수 있게끔 해달라"고 언론의 자성도 촉구했다.

성우향 명창(78)은 "산속에서 수년간 은둔생활을 하며 노래 공부를 했고, 지금도 공부중이다. 노래(우리 소리)에 반해 내가 좋아서 한 일"이라며 "판소리는 우리 것이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자주 공연되어 소리하는 사람들의 사기가 펄펄 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6월7일 성우향의 ''춘향가'', 8일 성창순의 ''심청가'', 9일 박송희의 ''흥보가'', 10일 송순섭의 ''적벽가'', 11일 안숙선의 ''수궁가''가 중요무형문화재전수회관 민속극장 풍류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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