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5살의 범이는 세월의 흐름과 함께 각종 질병을 이기지 못하고 최근 기력이 눈에 띄게 떨어져 지내다 이날 유명을 달리했다.
범이는 그동안 각종 전국대회에 출전해 191번을 싸워 단 4번만 패하는 경이적인 승률을 기록하면서 소싸움 애호가들로부터 살아있는 전설이라는 찬사와 함께 ''왕중 왕''이라는 칭호를 받아왔다.
얼마 전에는 모 방송국의 프로그램 인간시대 5부작에도 출연해 전국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려 주기도 했다.
또 각종 대회에 출전해 주인에게 안겨다 준 상금만 하더라도 1억 5천여 만원을 넘고 1톤트럭 등 많은 상품도 따냈다.
지난해 추석 의령 전통농경문화테마파크 민속경기장의 개장기념 소싸움대회 식전행사에서 전국 싸움소로는 처음으로 영광스런 은퇴식을 가진 바 있다.
주인 하영효 씨는 "범이를 가족과 같이 생각하고 생활해왔다"며 "24일 오전 장례를 정중하게 치르고 미리 정해 놓은 자신의 장지 건너편에 무덤을 만들어 줘 영원히 마주 볼 것이다"고 애도했다.
의령군 의령읍 만하마을에 살고 있는 하 씨는 3대째 형제 등 가족 전체가 싸움소를 기르고 있는 소싸움 집안의 전문가로서, 지난 1998년 청도에서 열린 소싸움대회에서 1시간 20분 동안 접전 끝에 승리한 범이를 구입해 지금까지 동고동락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