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지머리'' 김길태 첫 공판…"기억없다" 혐의 전면부인

증인 7명 신청, 재판과정 치열한 공방…증인보호용 가림막 등장 눈길

888
여중생 납치살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길태가 14일 첫 공판에서 ''기억에 없다''는 기존의 진술을 고수하며 여중생 성폭행과 살인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이날 오후 부산지법 제5형사부의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김길태는 한층 여위어 광대뼈가 드러난 얼굴에 길어진 머리를 뒤로 묶은 ''꽁지머리''를 한 모습으로 피고인석에 나타났다.

김길태는 검찰이 제기한 20대 여성에 대한 납치·성폭행, 여중생에 대한 납치·성폭행·살인·시신유기, 도주행각 중 벌인 미장원 절도 혐의 가운데 절도를 제외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20대 여성 납치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여성을 때린 적이 있으나 성폭행은 없었다''고 주장했고, 여중생 납치·살해·시신유기 혐의는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기존 주장을 고수했다.

◈ 김길태 "기억안난다" 주장 고수.. 증인보호용 가림막도 등장

이에 검찰은 증인을 6명이나 신청해 김길태의 주장을 하나하나 공박했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셔 기억이 안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변호인이 증인으로 신청한 김길태의 친구 강모 씨에 대한 반대심문을 통해, ''김길태가 술을 많이 마셔 만취상태가 돼도 실수한 적은 없었다''는 진술을 이끌어냈다.

또 진주교도소 복역당시 정신과 의사였던 박모씨에게서는 김길태가 정신분열의 상황은 아니었으며, 환청이 있었다는 본인의 주장도 환청과 함께 나타나는 행동장애 등이 없어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증언도 나왔다.


김길태가 여중생의 시신을 물탱크에 버리는 장면을 목격한 박모 여인도 증인으로 나와, 김길태로 추정되는 사람이 사건이 발생한 지난 2월 24일 밤 물탱크에 무언가를 집어넣는 장면을 봤다고 증언했다.

박 씨는 "그날 밤 태풍이 온다는 방송 내용을 보고 옥상 물탱크 뚜껑을 덮기 위해 올라갔더니 이웃집 옥상 물탱크에 호리호리한 남자가 뭔가를 집어넣는 장면을 봤다"고 진술했다.

한편 재판부는 보복이 두려워 그동안 법정증언을 거부했던 박 씨를 위해 증인보호용 가림막을 설치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김길태의 변호인은 증인으로 나선 김길태의 친구를 심문해 김길태가 술을 마시면 정신을 못차릴 정도로 많이 마셨고, 사건 당일 새벽에도 함께 술을 많이 마신 사실이 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또 김길태가 진주교도소 복역당시 의사 박 씨가 ''기타비기질적 정신장애''가 있다는 진단을 내린 적이 있으며, 목격자도 ''김길태의 얼굴을 정확히 못봤고 김길태일 것으로 짐작만 하고 있을 뿐''이라고 반대 심문을 펼쳤다.

◈ 김길태 "범행 기억은 정확히 안나고 그런 느낌만 있다" 주장

변호인은 또 "김길태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도, 검찰과 경찰이 사건을 억지로 끼워맞췄기 때문에 검찰의 진술조서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고, 이에대해 재판부는 검찰 조사당시 녹화영상을 직접 2시간 이상 상영하며 김길태의 주장을 면밀히 분석했다.

녹화된 영상에서는 김길태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여중생이) 누워있는 것이 보였고, 죽은 것을 알고 시신을 가방에 넣었고 경찰에도 그렇게 진술했지만, 사실 이 부분은 정확히 기억이 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런 느낌이 있었다는 정도다"라며 검찰에 적극적으로 항변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김길태는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도 검사를 상대로 불량한 태도로 항변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날 법정에서도 재판부를 향해 자신의 의견을 불만조로 이야기했다.

한편, 김길태의 변호인은 진술조서에 있는 정신감정서를 인정할 수 없다며, 당시 김길태의 신문을 담당한 대검 심리분석팀을 다음 재판의 증인으로 신청했다.

김길태에 대한 이날 첫 공판은 무려 4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다음 재판은 오는 28일 오후 열리며, 이 재판이 결심공판으로 열릴 경우 검찰은 김길태에 대해 구형을 하게된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