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다음주초 단독회담을 가질 예정이어서 이른바 ''연정 정국''의 새로운 국면이 조성될지 주목된다.
盧-朴 전격회동, 朴 대표 취임이후 처음 갖는 단독회담
노무현 대통령의 회담 제안이 전격적이었던만큼 박근혜 대표의 회담 수락도 즉각적으로 이뤄졌다.
특히 한나라당으로서는 그동안 대연정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던 터라 박근혜 대표의 즉각적인 회담수락을 놓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사전조율설까지 제기될 정도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1일 취임인사차 박근혜 대표를 예방한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을 통해 ''''국정전반에 걸쳐 기탄없는 대화를 하고 싶다''''며 회담을 정식으로 제안을 했다.
이 자리에서 이병완 실장은 ''''회담의 형식과 방법,절차,시기 모든 것을 박근혜 대표가 결정하는 대로 따르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잘 알겠다"고 답한 뒤기자들에게 "만나서 여러 의견을 나눠보는 것이 좋겠다''''며 "국익차원에서 나라가 잘 되는데 항상 노력해왔지만 극한투쟁등 옛날 정치가 재현되지 않도록 많이 절제하고 협조할 일은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과 박 대표의 사실상의 단독 회담은 지난해 3월 박 대표의 대표 취임이후 처음 이뤄지는 것이다.
일단 회담시기는 유동적이다. 한나라당이 오는 5일 의원총회를 열고 회담에 임하는 입장을 정리하기로 했기 때문에 회담시기는 대통령의 출국을 하루 앞둔 오는 6일쯤 이뤄질 것으로 예상은 되지만 한나라당 의원총회 결과 회담시기가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박 대표는 ''우리는 우리의 아젠다가 있다. 다음주 월요일 오후 2시에 의원총회를 열어서 이 문제에 대해 의원들의 의견을 들어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도 회담의 시기와 의제에 대해 전적으로 한나라당의 의사를 수용하기로 한만큼 오는 5일 한나라당 의원총회 결과도 주목을 받게 됐다.
일단 노 대통령과 박 대표의 회담에서는 부동산정책을 포함한 경제문제,북한핵등 외교안보 문제등 국정현안 전반에 걸친 폭넓은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역시 핵심현안은 대연정 문제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 정치의 고질적인 대결문화, 특히 지역구도를 타파하기 위해 대연정을 제안하게 됐다''''는 점을 거듭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통령 자신의 진정성과는 달리 만일 대연정 제안에 어떤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의심이 된다면 선거구제 개편을 위한 협상이라도 시작하자고 제안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박근혜 대표는 대연정에 대한 거부입장을 분명히 할 것으로 보인다.
대연정 문제가 핵심쟁점…朴 대표 거부 확실시돼 ''동상이몽'' 회담될 듯
이미 박근혜 대표는 노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을 두고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는 무시전략을 일관하고 있고 ''''안되는 것은 몇 번을 얘기해도 안되는 것''''이라고 못을 박아왔기 때문에 이같은 기존입장을 거듭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지금은 민생경제를 챙겨야 할 때''''라며 국정의 우선순위가 잘못됐다는 점도 아울러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노 대통령이 밝힌 선거구제 개편문제와 관련해서도 ''''선거구제를 바꾼다고 지역주의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전격적으로 성사된 회담이지만 노 대통령과 박 대표가 서로 다른 얘기를 하는,즉 서로의 입장치아만을 확인하는데 그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서로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고,접점을 찾을 여지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기 때문에.회담이 전격적으로 성사된 배경을 두고 정치권에서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벌써부터 두 사람의 회담을 두고 ''동상이몽(同床異夢) 회담''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나라당 내부에서조차 ''박 대표가 회담을 너무 즉각 수락한 것 아니냐, 이른바 대연정 제안에 말려드는 것 아니냐''는등의 부정적 의견이 대두되면서 5일 의원총회라는 형식을 거치기로 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나 박 대표 입장에서 이번 회담에 대한 손익계산은 분명히 있을 텐데
우선 ''대연정 시나리오''를 구상중인 노무현 대통령으로서는 연정의 파트너인 한나라당 대표와 담판을 벌이는 형식을 통해 사실상 연정이 공식적인 정치이슈가 되는 계기를 확보하게 됐다.
따라서 회담 결과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이번 회담이 노 대통령에게는 다음 수순을 밟기 위한 명분쌓기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노 대통령은 임기단축 발언까지 하면서 ''''한나라당이 제안을 거부하면 대응전략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대연정의 반대급수일 수 있는 ''권력이양의 형식과 내용''을 두고 한나라당의 결단을 촉구하는 특단의 제안이 제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하겠다.
노-박 전격회동, 두 사람의 손익 계산서는?
보통 대통령과 제 1야당대표가 만나면 ''여야 영수회담''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그런데 이번 회담을 영수회담이라고 부르지 않는 이유는 노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의 대표나 총재가 아니고 평당원이기 때문.
그러나 말만 그렇게 할 뿐이지 사실상 ''영수회담''인 셈이다. 그런데 박근혜 대표의 경우 지난해 10월,그리고 올해 초 두 번씩이나 영수회담을 제의했었다.
하지만 청와대측은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댄데 영수회담이라는 말을 쓰느냐며 거절을 했었다.
따라서 다음주초 이뤄질 회담은 제1 야당의 대표로서 박근혜 대표의 정치적 위상을 청와대가 확인시켜주는 결과가 됐고, 특히 박 대표로서는 차기 대권주자인 이명박 서울시장과의 경쟁구도에서 흔들리는 입지를 다소간 만회하는 계기로 활용하는 측면도 있다.
동상이몽이지만 노 대통령이나 박 대표 모두 ''''윈-윈''''을 염두에 둔 회담이라고 하겠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당등 야권이 이번 회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과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것도 두사람의 ''''윈-윈전략''''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CBS정치부 박종률기자